모바일 커머스시장 年 50%씩 쑥쑥 큰다

  • 동아일보

《 오유나 씨(28)는 이달 초 롯데백화점에 진열된 카디건이 마음에 들었지만 남은 제품이 없다는 점원 말에 실망했다. 마네킹에 걸쳐진 제품은 사람들 손때가 타 꺼려졌다. 오 씨는 스마트폰을 꺼내 롯데백화점 핑애플리케이션을 열고 제품을 검색했다. 똑같은 제품을 발견한 그는 스마트폰으로 바로 주문하고 결제까지 마쳤다. ‘모바일 커머스(M-커머스)’ 시대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쇼핑 방식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쇼핑 경험을 공유하고 소비자의 소비 행태와 취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공하는 ‘맞춤형 쇼핑’ 등 쇼핑의 질적인 진화도 일어나고 있다. 》
○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쇼핑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M-커머스 시장 규모는 2009년 1500억 원대에서 2010년 3500억 원대로 뛰어올랐다. 올해 시장 규모는 6200억 원대로 전망된다. 이후 연평균 50%씩 성장해 2015년에는 2조649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이 연구소는 분석했다.

인터넷쇼핑 업계는 M-커머스 발전 속도가 이보다 더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2013년에는 M-커머스 거래 규모가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까지는 휴대전화 사용자의 70% 이상이 스마트폰을 쓸 것이며 태블릿PC와 스마트TV 등 다양한 장비가 보급되면서 M-커머스의 이용 채널도 다양화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뱅킹 이용자 증가 추세도 가파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은 422만7000명으로 1년 만에 45.5배로 증가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쇼핑의 가장 큰 특징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 일반적인 웹쇼핑의 이용 빈도는 오전 10시∼오후 4시에 높다. 특히 오전 11시, 오후 4시 무렵에 정점을 이룬다. 직장인은 아침에 출근해 급한 업무를 처리한 뒤 잠시 한숨을 돌리면서 쇼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주부들도 집안일을 끝낸 오전 11시 전후에 쇼핑을 많이 한다.

하지만 모바일쇼핑에서는 인터넷쇼핑 거래가 뜸한 오전 6∼9시, 오후 7∼9시의 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출퇴근을 하거나 외부에 있을 때 사용 비중이 높다. 주말 거래 비중이 높은 것도 모바일쇼핑의 특징이다. 인터넷쇼핑몰의 일평균 거래액은 주말이 주중의 60% 수준이지만 모바일쇼핑에서는 80% 수준으로 높다.

○ ‘커머스 3.0 시대’


지금까지의 모바일쇼핑은 인터넷쇼핑의 사용 기기가 PC에서 휴대전화로 옮겨온 형태가 대부분으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모바일 커머스의 형태도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실시간(Realtime)으로 공유하고 휴대전화의 특성을 활용한 개인별 취향에 따른 실시간 맞춤형 쇼핑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위치기반시스템(LBS)을 활용해 쇼핑영역이 기존 온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오프라인’으로 넓어지고 온·오프라인이 끊임없이(seamless) 연결되는 ‘O2O(Online to Offline) 쇼핑’으로 진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스마트 커머스’가 리얼(REAL) 쇼핑으로 변화하는 것을 전문가들은 ‘커머스 3.0 시대’라 부른다.

김진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마트폰은 항상 몸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촉각 인식, 위치기반 서비스 등을 통해 소유자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장비”라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모바일 커머스의 규모가 커질 뿐 아니라 마케팅 기법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잇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보안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현재 모바일쇼핑에서는 30만 원 이상 거래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애플 아이폰의 위치정보 수집 사례에서 보듯 보안과 사생활 보호 문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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