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출신 “낙하산 감사, 포기하겠습니다”

이석근 前부원장보 신한銀 감사직 사의, 줄사퇴 예고…
‘개혁 TF’에 금감원 완전 배제

금융감독원이 ‘낙하산 감사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선언한 지 이틀 만인 6일 신한은행 감사로 내정된 이석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53)가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게다가 금감원은 총리실이 주도하는 ‘금감원 개혁 태스크포스(TF)’에서 완전히 배제되면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에 포진한 금감원 출신 감사들의 ‘사퇴 쓰나미’가 예상된다. 그러나 빈자리를 감사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다른 권력기관 출신들이 장악할 경우 권력형 로비는 계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들 기관 출신 감사는 금융회사 곳곳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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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원장보는 6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신한은행에 사의를 표명했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제한요건 확인 심사’ 요청도 철회했다”고 밝혔다. 그는 3월 22일 신한은행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됐으며 이달 말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통과하는 대로 취임할 예정이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이날 국·실장급 이상 간부 워크숍이 끝난 뒤 “총리실이 주도하는 TF에 금감원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 주부터 가동되는 민관 합동 TF는 낙하산 감사, 권한과 조직형태, 내부감찰 등에 대해 백지상태에서 개혁방안을 찾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 출신 감사들은 줄줄이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낙하산 감사는 금감원이 개혁 대상으로 전락한 주요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도 금감원 출신을 기피하고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소순배 감사(금감원 인력개발실 출신)는 지난해 연임될 때 임기를 1년으로 잡았지만 현 상황에서 또 연임되긴 힘들다”며 “새로운 후보군을 찾아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