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신뢰마저 해킹 당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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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 건 플레이스테이션서 7700만명 고객정보 유출
8일이나 쉬쉬…고객이탈 우려

해커의 공격으로 7700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일본 전기전자기업의 상징인 소니에 대해 전 세계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허술한 고객정보 관리와 뒤늦은 대응 등 글로벌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이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도 28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전략을 추구해온 소니의 성장전략이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해킹 당한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는 ‘플레이스테이션(PS)3’라는 하드웨어를 산 고객이 네트워크에 접속해 게임과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를 내려받거나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소니의 핵심 사업이다. 주력사업인 TV 판매가 한국 업체 등에 밀리고 게임을 비롯한 소프트웨어도 미국 애플 등 스마트폰에 치이자 소니는 PSN이라는 융합 서비스로 맞섰다. 콘텐츠도 팔고 하드웨어도 팔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러나 해킹으로 PSN에 저장된 고객 신상정보는 물론이고 결제에 필요한 신용카드 정보까지 모두 유출됐다. 특히 6800만 명의 고객이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니의 뒤늦은 대응’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니가 PSN의 해킹 사실을 확인한 것은 19일. 소니는 바로 서비스를 중지하고 외부 보안전문업체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정작 언론을 통해 고객에게 사실을 발표한 것은 그로부터 8일이나 지난 27일 정오였다.

일본 네트워크서비스업계는 7700만 명의 고객정보가 한꺼번에 유출된 것은 소니의 개인정보 관리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역별로 회원의 데이터가 분산 관리되는 게 아니라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하나의 서버로 일원화함으로써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 문제는 물론이고 고객 이탈로 번질 수 있다”며 “이번 해킹 사건은 소니의 신뢰도를 의심하게 하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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