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황금연휴 겹치네”… 항공-유통 교차관광 특수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크게 줄어 전전긍긍했던 항공업계가 대목을 맞았다.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 타격을 입었던 유통업계도 모처럼 기대에 부풀어 있다. 4월 말∼5월 초 한중일 3국의 연휴가 겹치는 ‘황금연휴 특수’가 찾아온 것이다. 》
우리나라는 평일인 5월 6일과 9일을 쉬면 최장 6일의 연휴를 즐길 수 있고, 일본은 4월 29일∼5월 8일에 최장 10일, 중국은 4월 30일∼5월 3일에 4일을 쉰다.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다음 달 4일부터 10일까지 국제선 좌석을 예약한 승객은 23만70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정도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제선 예약자 수가 약 10% 늘어난 19만5424명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중국 노선이 인기가 높았고 일본은 대지진 여파로 조금 떨어졌다. 대한항공의 동남아 지역 예약률은 지난해 64%에서 올해 75%로, 아시아나항공은 78.5%에서 93.5%로 훌쩍 뛰었다. 연휴 기간이 최장 6일에 이르는 만큼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예약도 증가세를 보였다.

4월 말∼5월 초 노동절 연휴를 맞은 중국 여행객들이 일본 대신 한국을 택하는 반사효과도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노선 예약률은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기준으로 지난해 63.9%에서 올해 76%로 늘어났다. 동일본 대지진 후 국내 항공사들이 발 빠르게 일본 노선 일부를 중국 노선으로 돌린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일본 노선만 소폭 하락했을 뿐 전반적으로 예약률이 높다”며 “한중일 3국의 연휴가 길어 단거리 노선뿐 아니라 장거리인 미주 및 대양주 노선도 호조”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황금연휴에 각각 68편과 16편의 임시 항공기를 투입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받은 타격을 회복할 방침이다.

일본인들은 최장 10일의 연휴를 즐길 수 있지만 해외 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본인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여행업계 관계자는 “동일본 대지진 직후만 하더라도 올해 일본인 관광객 유치는 최악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연휴를 앞두고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완전히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계도 사상 최대의 특수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백화점들은 외국 고객들을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일본 최대 신용카드 회사인 JCB카드의 사용 금액이 대지진 직후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까지 줄었다가 요즘 들어 한 자릿수로 감소 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후 화장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신장했고 멸치류는 52%, 김 미역류는 63%가량 매출이 늘었다. 자국의 원전 사태로 안전한 한국 식품을 사려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신세계백화점 측은 분석했다. 롯데면세점의 지진 후 한 달 동안 일본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0.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고객전략본부장은 “올해 골든위크 기간 사상 최대인 5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동일본 대지진 후 중국인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선호하는 추세라 중국인 쇼핑 특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