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시승기]폴크스바겐 ‘6세대 골프 G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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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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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팩트 스포츠카서 느껴지는 세단의 맛
최고속도 238㎞ 6세대 모델 한국 상륙 XDS 적용으로 안정적 코너링 ‘자랑’


폴크스바겐의 ‘골프 GTI’를 모는 사람에게 무슨 차를 타냐고 물으면 ‘골프’가 아니라 ‘GTI’라고 답한다. 골프 GTI는 단순한 골프가 아니다. 1976년 이후 세계적으로 170만 대가 팔린 베스트셀러 고성능 해치백이자 가장 성공한 콤팩트 스포츠카다. 그런 골프 GTI의 6세대 모델이 국내에 상륙했다. 2009년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된 지 2년 만이다.


6세대 모델은 2004년에 데뷔한 5세대 모델과 비교해 외부 디자인은 큰 변화가 없다. 전체적인 범퍼 라인과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라이트의 내부 등 앞모습이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6세대 골프 GTI의 디자인을 지휘한 폴크스바겐그룹 디자인 총책임자인 발터 드 실바 씨는 “1세대 GTI의 캐릭터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마력 수는 200마력에서 211마력으로 높아졌으며 빠른 속도를 낼 때도 안정적으로 코너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표준 전자식 가로축 잠금 시스템(XDS)’이 적용됐다. 타이어의 접지력이 향상돼 갑작스럽게 스티어링 휠을 꺾을 때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차의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커브가 많은 국도에서 시속 80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릴 때도 골프 GTI는 스포츠카처럼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잘 따라와 줬다. 해치백인 골프 GTI의 차체가 낮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코너링이었다.

골프 GTI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운전자의 피를 끓게 하는 역동적인 중저음의 엔진소리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부드럽게 귓가에서 맴도는 이 ‘부르릉’하는 소리는 스포티한 음색을 내도록 만들어진 머플러에서 나는 소리로 장거리 운전을 할 때도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엔진음이 듣고 싶어 고속도로에서는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곤 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9초이고 최고 속도는 시속 238km다. 공인 연료소비효율은 L당 12.6km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186g.


유럽 조사 결과 골프 GTI는 80% 이상의 구입 고객이 남자이며 10명 중 6명이 결혼한 유부남이다. 70% 이상의 구입 고객이 GTI 이외에 다른 차를 소유하고 있으며, 자녀가 없고 50세 이하인 경우가 많다. 구매층에서 볼 수 있듯이 골프 GTI는 자녀가 있는 집에서 차를 한 대만 살 때는 후보군에 넣기가 어렵다. 180cm가 넘는 운전자의 뒷자리에는 성인이 타면 불편할 정도로 공간이 좁았고 트렁크가 작아 뒷자석을 젖히기 전에는 골프백을 싣지 못한다. 또 4390만 원의 가격대에 비하면 각종 편의 장치 등의 옵션은 박한 편이다. 콤팩트 스포츠카를 표방한 차치고는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느낌이 비교적 부드러워서 세단과 스포츠카의 맛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운전자에게 추천한다. 골프 GTI 운전자의 78%가 ‘예전부터 한번은 꼭 타보고 싶었다’고 대답한다니 마니아층은 굳건한 차인 셈이다. 운전석에는 트렁크를 여는 버튼이 없고 차 뒤의 폴크스바겐 마크를 누르면 트렁크가 열리는 건 특이하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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