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전세대출 3조 육박… 1년새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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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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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액 79%↑ 8886억

서울에 사는 김모 씨(35)는 최근 부모님과 함께 살기로 하고 현재 살고 있는 84m²(약 25평)짜리 전셋집을 104m²(약 32평)로 넓혀서 이사를 가기로 했다. 강남권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전세 시세를 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전셋값이 2억8000만 원으로 재작년보다 1억 원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전세금이 1억5000만 원이나 부족한 상황. 김 씨는 지인의 소개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아 최대 8000만 원까지 연 4%의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머지 7000만 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기금 대출을 받지 않고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하면 1억5000만 원을 한꺼번에 빌릴 수 있지만 4%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전세금이 큰 폭으로 뛰면서 김 씨처럼 모자란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와 은행 창구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5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무주택 서민에게 지원한 전세자금보증 규모는 8886억 원으로 지난해 3월의 4951억 원보다 79% 급증했다. 2월의 5983억 원에 비해서도 49% 늘면서 주택금융공사가 출범한 2004년 3월 이후 월간 최대치를 보였다.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잔액도 덩달아서 늘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 4곳의 2월 말 현재 전세자금 대출 잔액(국민주택기금 대출은 제외)은 2조9525억 원으로 지난해 2월 말보다 1조4950억 원(103%) 증가했다. 이 기간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59.9%에서 56.8%로 3.1%포인트 줄었는데도 전세자금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그만큼 전세금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7.4로 1년 전인 작년 2월보다 10.9% 급등했다. 1년간 상승률로는 2002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4.5%의 2.4배를 웃돌았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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