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인터뷰]대니얼 스미스 美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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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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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과부하는 창의성에 되레 毒… 그 즉시 회의 멈춰라”

대니얼 스미스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 학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제공
대니얼 스미스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 학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제공
기업 경영에서 다양성은 ‘선(善)’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마케팅과 기술, 영업 등 각 부서에서 다양한 사람을 뽑아 태스크포스를 꾸릴 때가 많다. 다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에서 여러 관점을 접한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 많이 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시간 동안 치열하게 회의를 하며 팀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도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지 못할 때가 많다. 왜일까.

대니얼 스미스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Kelley School of Business) 학장은 “단지 다기능팀을 만든다고 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저절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보의 과부하 현상이 빚어지면 사람들은 위축돼 기대한 만큼의 성과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미스 학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오랜 고민 끝에 무심히 찾아온다”며 “이는 무(無)에서 유(有)가 창조되듯 갑자기 떠오르는 게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의성을 배가시키려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놓은 뒤 개별 아이디어를 숙고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스미스 학장은 켈리스쿨이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과 공동 운영하는 경영학석사(EMBA) 과정에서 특강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스미스 학장과의 인터뷰 전문은 DBR 76호(3월 1일자)에 실려 있다.

―정보 과부하가 창의성을 방해한다는 시각이 흥미롭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이 모이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압도당할 정도로 너무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지면 팀원들이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된다. 사람들은 위축되고 과거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마감 시간에 대한 압박이 있을 때 이는 더욱 심해진다.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단순함을 선호한다. (테이블 위의 플라스틱 생수병을 가리키며) 만약 이 물병의 디자인을 바꾸는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자. 지나치게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지면 그냥 과거대로 디자인을 유지하자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근거가 있나.

“혁신이 다기능팀의 속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소비재 산업의 상품 개발자 14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팀원들의 출신이 다양해진다고 해서 혁신성이 높아지지는 않았다. 실제로 2개 부서 출신으로 이뤄진 다기능팀과 11개 부서 출신으로 이뤄진 다기능팀 사이의 성과 차이는 미미했다. 다양성이 높아지면서 아이디어는 많이 나오지만 팀의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질 때가 많다. 정보 과부하 현상이 나타나면 다양한 시각과 아이디어의 장점을 취하기가 어려워진다.”

―창의성을 북돋우려면 정보 과부하 현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미국 3M의 다기능팀은 아이디어가 열렬하게 쏟아질 때를 바로 ‘멈춰야 할 시간(time to stop)’이라고 판단한다. 이들은 바로 이때 흩어져서 자신의 일을 하면서 각자 시간을 가진다. 그러다가 한 달 정도 뒤에 다시 모인다. 아이디어를 재검토하기 위해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실체가 없던 아이디어들도 더 명확해진다. IBM도 비슷하다. IBM에서 다기능팀이 꾸려지면 전용 회의실이 배정된다. 회의실에는 매우 큰 화이트보드가 있다. 5∼7명 단위의 팀이 수없이 회의하면서 아이디어를 화이트보드에 적는다. 그리고 이들은 3M과 마찬가지로 다시 일상 업무로 돌아간다. 각 팀원은 매일 몇 시간씩 이 방에 혼자 들어와서 화이트보드에 계속 아이디어를 추가한다. 또 다른 사람이 적은 아이디어를 보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비교하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기도 한다. 다기능팀은 그룹으로 모일 때뿐 아니라 혼자 있을 때에도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어떻게 무르익는가.

“사람들은 창의력이라고 하면 섬광 같은 통찰력을 통해 기존에 없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많이 생각하고, 자고, 운동하고,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그러다가 문득 우리에게 찾아온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오랜 시간의 고민 끝에 떠오른다. 창의적인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충분하게 주고 시간 압박을 가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정보의 과부하 이외에 창의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팀원 간 사회적인 유대감이 지나치게 강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기존 관계에 집착하게 해서 동조 현상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신상품의 혁신성을 감소시킨다. 혁신성이 저하되는 것을 막으려면 꼭 필요한 분야의 팀원들만 모아서 정보 과부하 현상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팀원들이 낯설어하는 사람을 ‘양념’처럼 포함시켜 사회적인 유대감의 수준을 낮추는 방법으로 창의성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6호(2011년 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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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잡스의 핵심 경쟁력 비교 분석

▼ 통찰모형 스핑클


20세기 대표적 서양화가이자 조각가인 파블로 피카소(사진). 그는 예술을 표현할 때 언제나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입체주의 미술 양식도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을 표현하고자 한 혁신적 시도의 결과물이다. 피카소는 또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미술 소재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고, 아직 만나보지 않은 소재들 간의 결합을 추구했다. 이런 그의 천착 끝에 탄생한 게 바로 ‘콜라주’ 기법이다. 콜라주는 그동안 물감만 사용되던 캔버스에 피카소가 신문지나 모래, 헝겊, 벽지 등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피카소의 이런 시도에 당시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다. 어떻게 캔버스에 물감이 아닌 천이나 모래, 벽지 등을 붙여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콜라주는 1960년대를 거치면서 팝 아트의 주요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 콜라주의 탄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는 21세기 정보기술(IT) 창조자의 대명사라 불리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아이폰 등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혁신적 제품들을 계속해서 내놓는 비결과 일맥상통한다. 신병철 WIT 대표가 통찰에 이르는 비결을 파블로 피카소와 스티브 잡스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설명했다.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 극복이 출발점

▼ TRIZ 컨설팅


트리즈(TRIZ) 컨설턴트 A 씨는 핵심 공정에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사의 엔지니어로부터 다음과 같은 고민을 들었다. “액체가 파이프를 통해 이동하는데 중간에 자꾸 굳어 후공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시스템 전체 효율이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액체 성분은 절대 바뀌면 안 되고 온도나 압력도 변하면 안 됩니다. 파이프 속에 먼지 하나 들어가도 안 되고요. 바깥에 히터를 설치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는데 공간이 좁아 불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액체를 굳지 않게 해야 합니다. 아, 그런데 액체 성분은 극비 사항이라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공되는 정보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서없이 말하는 고객사 직원의 설명을 들었을 때, 숙련된 트리즈 컨설턴트라면 트리즈의 문제 형식화 기법인 ‘기술적 모순(technical contradiction) 정의’에 따라 문제의 핵심만 짚어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정리해 낸다. “파이프 주변에 히터를 설치하면 액체의 이동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히터를 설치할 공간이 좁아 주변이 복잡해진다.” 창조적 문제 해결 이론인 트리즈의 기본 관점은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을 극복할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순을 간파해 통찰에 이르는 트리즈의 방법론을 소개한다.



아웃소싱에 치우치면 어떤 결과가 올까?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비즈니스 분해(business disaggregation)를 최고의 경영 기법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실제 많은 관리자는 가치사슬을 분리하고 중요한 활동과 기능을 외부 공급업자에게 넘기는 아웃소싱에 주력하고 있다. 1990년대에 IBM 같은 기업들이 제조뿐 아니라 설계 활동까지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는 점차 두드러졌다. 보잉 같은 기업들마저 혁신 활동을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아웃소싱 트렌드는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이렇게 끝없는 아웃소싱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잠깐 멈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부 공급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해 많은 통제권을 넘겨주는 게 항상 옳은 것일까? 아웃소싱에 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해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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