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온라인 대출장터’… 돈 가뭄 中企에 通했다

  • 동아일보

“대출이 필요한 쪽이 금리 등 대출조건을 고를 수 있다고 해서 ‘설마’ 하고 무척 놀랐습니다.” 자동차 외장관리업체를 운영하는 김정우 사장(33)은 최근 5000만 원을 신용보증기금의 ‘온라인 대출장터’를 통해 금리 5.1%의 좋은 조건에 대출받아 한시름을 덜었다. 당장 운영자금으로 5000만 원이 필요해 주거래은행과 대출상담을 했지만 “담보 없이는 수천만 원대 대출이 힘들다”고 해 걱정이 태산이던 김 사장은 우연히 접한 신보의 온라인 대출장터를 통해 사업자금을 쉽게 구해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평소 거래하지 않던 은행에서, 온라인 신청을 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대출승인이 나고, 승인 이틀 만에 회사 통장으로 돈이 입금됐다는 것이다. 대출 조건도 기대 이상이었다. 김 사장이 올린 대출신청 내용을 보고 2곳의 은행에서 5%대 금리를 제안했고, 그는 4년 만기, 변동금리 5.1%의 대출조건을 선택했다. 김 사장은 “중소기업 처지에서는 보증서가 있어도 은행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은데, 은행들이 앞다퉈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실제 대출도 빠르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신보에 따르면 올해 1월 21일 선보인 중소기업 온라인 대출장터는 한 달이 조금 지난 지난달 25일 현재 대출승인 건수가 522건, 지원금액이 436억 원에 이를 만큼 중소기업들로부터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은행과 대출조건 조율과정을 밟고 있는 신청건수도 469건에 이른다.

온라인 대출장터는 중소기업과 은행이 상호 대출정보를 교환해 ‘대출을 사고, 파는’ 시스템이다. 보증서를 갖고 일일이 은행을 돌아다니며 대출정보를 직접 알아봐야 했던 중소기업들이 온라인에 자신이 원하는 대출정보를 올리고, 은행들은 기업들의 재무상황을 살펴본 뒤 제공 가능한 대출금리 등을 제시해 조건이 맞으면 대출이 성사된다.

이 제도는 기업이 은행들의 금리 조건을 비교해 대출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은행 간에 자연스러운 경쟁이 유도되면서 금리가 낮아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수년간 주거래은행 한 곳과만 대출거래를 해왔던 속옷업체 사장 김모 씨(53)도 이번에 온라인 대출장터 덕을 톡톡히 봤다. 대출신청을 내자 은행들 서너 곳이 앞다퉈 낮은 금리를 약속했고, 이에 긴장한 주거래은행 측에서 금리를 낮춰준 것이다. 홈쇼핑 쪽에 새롭게 판매채널을 확대하면서 자금이 필요했던 김 사장은 3억5000만 원을 평소 이용하던 금리보다 0.5%포인트가량 낮은 연 5.5%에 대출받았다고 한다.

신보는 영업점을 통해 온라인 대출장터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은행들과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권의종 신보 보증사업부문 이사는 “중소기업 온라인 대출장터가 활성화되면 중소기업이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증부대출 외 중소기업 전체 대출에 대한 금리인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