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Golf]“골프는 과학” 108mm 홀컵 향해 진화하는 퍼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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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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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수평유지 원리 응용… ‘BP-7’퍼터 소리없는 인기
아크릴 소재 투명 퍼터도 나와

골프에서 돈과 직결된다는 퍼트. 미세한 라인을 타고 직경 108mm의 홀컵에 공을 집어넣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얼라인먼트(정렬)가 중요하다. 3.6m 거리의 퍼트를 남겨두고 얼라인먼트에서의 1도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는 말도 있다. 캘러웨이골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골퍼가 퍼터를 교체하는 이유의 49%가 더 나은 얼라인먼트를 얻기 위해서였다.

국내 골프용품업체 에어로 커브의 ‘BP-7’ 퍼터의 개발자인 재미교포 안충호 씨는 항공기 기장으로 일했던 이색 경력을 지녔다. 비행기와 퍼터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대한항공 공채 2기 출신인 안 씨는 1979년 유학 겸 항공기사 면허증을 따러 미국에 갔다가 아예 눌러앉았다. 골프에 관심이 많아 곧잘 60대 스코어를 기록하던 그는 퍼터를 연구하다 무릎을 쳤다고 한다. “비행기 조종할 때 착륙이나 야간 비행에서 수평 유지 등을 위해 사용하는 자세계의 원리를 응용하면 목표 조준이 잘 돼 쇼트 퍼트 성공률이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개발까지 쉽지는 않았다. 10년 가까운 시행착오 끝에 2007년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은 뒤 제품 생산에 들어가 국내에도 지난해 후반기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헤드 위쪽에 반구형 커브를 새겨 얼라인먼트를 편하게 했다. 전투기의 기총 조준장치도 비슷한 개념이라는 게 그의 설명.

이 퍼터는 100% 수제품으로 헤드를 황동 소재로 제작해 타구감이 부드럽다. 골프 마니아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름의 이니셜을 새긴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캘러웨이골프는 ‘오디세이 화이트 아이스 다트’ 퍼터를 내놓았다. 골퍼들이 쉽고 정교하게 조준할 수 있도록 정렬 디스크의 형태가 화살촉처럼 생겨 스위트 스폿을 가리키고 있는 게 특징이다. 퍼트할 때 일정한 타구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고안돼 거리 컨트롤이 뛰어나다.

파격적인 색상이 등장하기도 한다. 테일러메이드의 ‘로사 고스트 시리즈’ 퍼터는 흰색 헤드에 깔끔한 검정 얼라인먼트 라인으로 이뤄졌다. 그린의 푸른 잔디와 흰색 헤드가 극명한 대비를 이뤄 헤드의 가장자리 라인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검은 라인이 어드레스 때 집중력을 높인다. 미국시력안과협회의 조언까지 받았을 만큼 공을 들였다.

지난달 미국 올랜도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머천다이즈쇼에서는 투명퍼터 ‘클리어뷰’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골프협회(USGA) 공인 제품으로 프로대회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투명한 아크릴 소재를 채택했는데 뒷면까지 훤히 보이는 3D 방식이다. 윗면과 아랫면에 그려진 듀얼 얼라인먼트 시스템 라인으로 어드레스 때 헤드가 수평이 되도록 도와주며 정렬도 쉽다고 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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