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캐럿 다이아-흑염소-명태…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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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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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비드 공매 특이 매물 화제

‘7캐럿짜리 다이아몬드와 금괴, 흑염소와 송아지, 한강 청소선….’

겉보기에는 서로 연관성이 없는 물품들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인터넷 공매 사이트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특이 매물들이다. 7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인터넷 공매시스템인 온비드(www.onbid.co.kr)에 따르면 작년 1월 18일 서울중앙지검이 매물로 등록한 7.09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는 지난해 4월 경매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가는 1억2000만 원. 세 번의 유찰을 거치면서 최초 감정가인 1억6500만 원보다는 4500만 원가량 싸게 팔렸다. 이 다이아몬드는 2008년 1월 관세청 서울세관이 서울 강남권 일대 귀금속 매장을 대상으로 불법 다이아몬드 특별단속을 실시했을 때 압수한 물건이다. 조사 결과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밀수품으로 드러나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겨 작년 초 공매 처리를 한 것이다.

캠코 관계자는 “온비드에선 사업자라도 개인 명의로 등록해서 입찰에 참여하기 때문에 개인이 순수하게 다이아몬드를 소장하고 싶어서 사갔는지, 보석상이 되팔기 위한 목적으로 낙찰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 7일에는 감정가 6억1000만 원 상당의 금괴 1kg짜리 16개가 6억4688만 원에 낙찰됐다. 이 금괴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증거물로 압수된 물품이다. 입찰이 진행될 당시 약 870건의 조회수를 보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순금 3.75g(1돈) 가격이 작년 1월 17만1000원에서 최근 약 20만 원으로 뛴 것을 감안하면 금괴 낙찰을 받은 사람은 상당한 평가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에는 흑염소 12마리도 온비드에 등장했다. 전주동물원이 감정가 120만 원에 내놓은 매물로 흑염소 농장주가 갑절이 넘는 금액인 256만 원을 주고 낙찰받았다. 캠코 관계자는 “동물원이나 농업계 고교의 경우 특정 동물의 개체수가 증가하면 사료비 부담이 커져 공매 처분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김제자영고도 교육 실습용으로 키우던 한우 송아지 5마리를 지난해 4월 온비드를 통해 한우 농가에 처분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작년 4월 온비드에 등록한 청소선 5척도 화제가 됐던 매물이다. 이 배들의 낙찰금액은 5300만 원으로 감정가의 181%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한강 청소선 가격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바닷물이 아닌 민물에서만 사용돼 상태가 양호한 데다 수산물 양식업자들의 관심도 높기 때문이라는 게 캠코의 설명이다.

캠코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배기량 1340cc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러시아산 냉동 명태, 국가어업지도선,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던 미끄럼틀 등 특이 매물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온비드는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국가 재산이나 압수 물품 등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는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이다. 대부분의 매물은 토지, 주택, 자동차, 회원권 등이지만 국공립 동물원에서 관리하던 청둥오리, 사슴, 말 등 동물이나 사법당국의 압수 물품 등 눈길을 끄는 매물도 적지 않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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