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홈페이지 뒤늦게 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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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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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주소 ‘현대차’아닌 ‘현대’… “현대건설 인수로 정통성 자신”

현대자동차그룹이 17일 문을 연 그룹 공식 홈페이지 화면 앞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 계열사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17일 문을 연 그룹 공식 홈페이지 화면 앞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 계열사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카드 등 주요 계열사의 소식이나 자료 등을 담은 그룹 공식 홈페이지(www.hyundai.co.kr)를 17일 열었다.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등 다른 재계 4대 그룹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여태까지 그룹 홈페이지가 없었다.

다른 그룹들이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공들이는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대표적으로 그룹 이미지 관리를 안 하는 기업으로 꼽혔다. 그룹 통합 기업이미지(CI)가 없어 현대차와 기아차의 CI를 붙인 로고를 대신 사용하고 있으며, 그룹 명칭도 명확한 규정 없이 과거에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을 선호하다가 지난해부터 슬그머니 ‘현대자동차그룹’이란 이름을 더 많이 쓰고 있다.

그룹 홈페이지도 지금까지 ‘뉴스플라자’(news.hyundai-kiamotors.com)라는 일종의 그룹 내 인터넷신문만 운영한 정도였다. 그러나 뉴스플라자를 흡수한 새 그룹 홈페이지는 전 세계 계열사의 사업장 위치나 그룹 역사, 각 계열사 보도자료, 사회공헌 자료를 제공하고 ‘그룹용어사전’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5000개 가까운 다양한 그룹용어를 검색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그룹 홍보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과 ‘정통성 문제’가 개운하게 정리되지 않은 데다 인수한 회사인 기아차의 반발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그룹 출범 10주년을 맞아 비전 선포식을 열고 ‘기아’라는 문구가 없는 그룹 CI와 사가(社歌)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직전 이를 취소했다.

그러나 이번 그룹 홈페이지를 열면서 현대차그룹이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문 홈페이지 주소도 ‘현대차’가 아닌 ‘현대’로 했고, ‘기아’라는 문구도 없다. 현대차그룹 측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 규모가 커지면서 그룹을 대표할 수 있는 얼굴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지만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외부로 자신감을 보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는 잡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발표하지 못한 새 CI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계열사별로도 ‘현대’라는 글자를 붙인 새 CI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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