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으로 돌아본 2010년 10대 트렌드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스마트폰 들고, 슈퍼스타K 보며, 김탁구 빵 먹었다

30대 후반의 직장인 이일공(가명) 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에 있는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을 연다. 트위터는 유명 기업체 사장과 연예인, 평소 접하기 어려운 예술가들의 근황과 속내를 친구 소식처럼 친근하게 파악할 수 있는 별천지다.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케이블 Mnet의 ‘슈퍼스타K’, KBS 2TV ‘해피 선데이-남자의 자격 하모니’를 보면서 풀었다. 환풍기를 고치면서 가수의 꿈을 키운 허각(슈퍼스타K 우승자), 합창을 하기 위해 모인 격투기 선수와 카메라 감독(하모니 멤버들)…. 이 씨는 다짐한다. ‘이루지 못할 꿈은 없는 거야. 난 할 수 있어.’

추위를 막아주는 발열내의를 입고 장을 보러 가서 사회적 논란이 된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도 사다 먹었다. ‘누가 뭐래도 신뢰할 수 있는 식품을 거품 빠진 가격에 먹는 건 소비자의 권리지.’

당신의 올 한 해도 가상의 인물인 이 씨와 비슷하진 않았는지…. 동아일보 산업부는 21일 삼성경제연구소와 각 백화점, 대형마트가 추천한 올해의 히트상품 후보 중 10개 상품과 서비스를 선정해 2010년의 트렌드를 정리했다.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슈퍼스타K’와 ‘남자의 자격’ 등 일반인의 도전이 만든 감동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 ‘통큰 치킨’ △아웃도어 웨어와 발열의류 △신발을 사면 빈곤층 아이들에게 신발을 한 켤레 기부하는 톰스 슈즈 등 착한 소비 △저가항공 △블루베리 △영화 ‘아바타’와 드라마 SBS ‘시크릿 가든’ 등 판타지 영상물 △SBS ‘자이언트’와 KBS 2TV ‘제빵왕 김탁구’ 등 복고 향수형 프로그램 등이다.

○ 스마트폰이 연 스마트 세상

무선 인터넷 인프라가 확산되면서 ‘손바닥 안의 정보기술(IT) 세상’이 현실화됐다. 11월 말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누적 가입자는 626만 명. 애플리케이션 중에선 스마트폰 무료 채팅 메신저인 ‘카카오톡’, 사진을 올리면 관상을 풀어주는 ‘얼굴인식 관상’ 등이 올해 인기를 끌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태블릿PC를 통해 사용자들이 스스로 구전(口傳) 마케팅을 하는 소셜커머스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가격의 거품을 걷어내자

올해 8월부터 이마트가 팔기 시작한 ‘이마트 피자’(한판 1만1500원)는 현재 54개 이마트 점포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이달 초 롯데마트도 이마트 피자를 벤치마킹해 1마리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을 내놨지만 “자영업자를 죽인다”며 청와대까지 나선 여론의 뭇매에 1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논란도 벌어졌다.

대한항공이 만든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가 항공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진 한 해였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

국내 아웃도어웨어업계가 올해 활짝 웃었다. 1위 ‘노스페이스’가 올해 5000억 원이 넘는 매출이 예상되는 등 아웃도어 전체 시장 규모가 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발열내의를 비롯해 유니클로의 ‘히트텍’ 등 패션을 가미한 발열의류의 인기도 높았다. 노화 방지에 탁월하다는 블루베리는 슈퍼 푸드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팔렸다. 환경보호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형마트의 일회용 비닐백 판매도 사라졌다.

○도전, 향수, 판타지

일반인 출연자가 도전하는 ‘슈퍼스타K’와 ‘남자의 자격 하모니’는 시청자들에게 ‘꿈은 이뤄진다’는 대리 만족을 줬다는 평가다. 최근엔 ‘슈퍼스타K’를 벤치마킹한 MBC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도 생겨났다. 드라마 ‘자이언트’와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는 복고를 향한 아련한 향수를 반영했다.

3D 영화 ‘아바타’와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시크릿가든’은 판타지로 몰입을 이끌어낸 사례다.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황동규) 등 시크릿가든에서 주인공 현빈이 읽은 옛 시집도 서점가에서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