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의 ‘TV속 PPL 활용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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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유세장면은 No, 리얼 버라이어티는 ‘웰컴’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박숙용 과장은 지난달 20일 SBS 드라마 ‘대물’을 보다가 환호성을 질렀다. 이 드라마에서 하도야 검사(권상우)가 노스페이스의 플래시백 재킷과 핫샷 배낭을 메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음 날부터 노스페이스 매장에는 ‘권상우 재킷’ ‘권상우 배낭’을 사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박 과장은 “권상우 씨 측에서 제품 협찬을 요청해 와 응했는데 브랜드 로고 노출이 있었고 옷이 잘 나와 만족스럽다”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관련 제품의 매출이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TV 프로그램을 통한 간접광고(PPL) 마케팅은 예전부터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었지만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가 대중화하면서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아웃도어 신상품 광고를 진행하면서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이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

아웃도어 업체들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연예인에게 입힐지, 드라마 속 어떤 장면에 등장하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컬럼비아’는 드라마 ‘대물’에서 PPL 요청을 받았지만 검토 끝에 거절했다. 극중 아나운서에서 여자 대통령이 되는 서혜림(고현정)의 선거 유세 장면에 의류를 협찬해 달라는 요청이 왔지만 정치라는 민감한 이슈에 얽혀 자칫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KBS2 ‘1박2일’, MBC ‘무한도전’같이 야외 활동이 주를 이루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그만큼 협찬 경쟁도 치열하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인내가 협찬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할 정도. ‘1박2일’ 출연자 중 이승기 씨는 코오롱스포츠 모델이므로 해당 브랜드의 옷을 주로 입고 나머지 출연자들은 각자의 스타일리스트들이 아웃도어 브랜드별로 두서너 벌의 옷을 골라온다. 촬영 현장에서 브랜드와 스타일, 색상 등이 겹치지 않게 선택해 입는다.

협찬 의류는 업체에 반납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물’에서 서혜림의 남편 민구(김태우)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다가 죽는 것으로 나온다. ‘험한’ 장면이라 그가 협찬받은 노스페이스 재킷이 못 입을 지경이 되자 배우가 아예 구매해 갔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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