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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김상훈 기자의 That's IT]스마트폰이 ‘생각’까지 읽게된다?

입력 2010-10-06 03:00업데이트 2010-10-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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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와이파이로 뇌파전송 실험 교사가 칠판에 어려운 수학 원리를 설명합니다. 학생들의 표정은 멍할 뿐입니다. ‘과연 학생들이 내 말을 이해한 걸까.’ 교사는 궁금하기만 합니다.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고 싶어도 기껏해야 학생 한두 명을 표본으로 삼아 질문 몇 가지를 던지는 것 외에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겁니다. 선생님의 스마트폰으로 ‘93%의 학생이 이해했습니다.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도 좋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타날 테니까요.

다소 꿈같은 얘기지만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최근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팀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뇌전도검사기(EEG)를 사용해 뇌파를 측정하고 이를 해석해 무선으로 애플의 ‘아이폰’에 전송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전화기 주소록 속의 사람을 사진으로 보여준 뒤 사용자가 전화를 걸고 싶은 사람을 집중해 생각하면 해당 번호로 자동으로 전화를 걸 수 있었습니다. 머리에 다소 거추장스러운 뇌전도검사기를 붙여야 했지만 우리의 ‘생각’을 무선랜(Wi-Fi) 기술로 스마트폰에 전송하는 기초적인 실험이 성공한 겁니다. 엄청나게 대단한 신기술을 쓴 것이 아니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기계로 이뤄진 실험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은 이미 굉장히 많은 정보를 우리로부터 얻어가고 있었습니다. ‘터치스크린’은 화면 위를 움직이는 손가락 움직임을 느끼는 스마트폰의 피부가 됐고, 단순히 음성신호를 받아들이는 장치였던 ‘마이크’는 음성인식 기술과 결합해 귀가 됐습니다. ‘폰카’로 찍은 사진을 분석해 제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첨단 검색 기술은 스마트폰에 눈을 달아줬죠.

최신 스마트폰은 다양한 공간감각도 갖췄습니다. 사람보다 낫습니다. 스마트폰을 휙휙 흔들면 이전 작업이 취소되는 기능을 아시나요? ‘가속도센서’를 이용해 움직임을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최신 스마트폰에 달려 나오는 ‘자이로센서’는 지금 스마트폰이 어떤 방향을 바라보는지도 파악하게 합니다. 게다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라는 스마트폰만의 능력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내가 서 있는 곳’까지 반경 3m 이내의 오차로 정확하게 찾아냅니다. 여기에 사람의 생각까지 읽게 된다면….

우리는 가끔 농담처럼 “사랑이란 건 종족 보존을 위한 화학작용”이라거나 “지적 활동이란 건 뇌에서 생겨나는 미세한 전기의 흐름”일 뿐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게 해석 불가능한 화학작용이고 전기의 흐름일 때에는 그런 농담조차 복잡한 사랑과 고도의 지적 활동을 더 아름답고 숭고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농담이 오싹하게 진지한 예언이 됐습니다. 머지않아 연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 사실을 스마트폰이 내게 알려줄 때의 그 기분은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요?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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