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LG전자 ‘구본준號’ 개혁 어디까지…

동아일보 입력 2010-10-01 03:00수정 2010-10-0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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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G전자 임원들은 ‘오너 배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1일자로 구본준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취임하기에 앞서 그의 신상 정보와 업무 스타일을 파악하려고 부산한 거죠. 일부 임원은 구 부회장이 몸담았던 계열사의 인맥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CEO가 바뀌면 늘 있을 법한 일이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새 CEO를 맞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앞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구 부회장이 본사 스태프 조직은 물론 사업부 내 연구개발(R&D) 부서에도 조만간 메스를 댈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LG전자의 스마트폰 대응 실패가 마케팅보다는 연구개발 역량 부족에 따른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LG전자는 스마트폰 연구 인력을 대폭 늘리는 한편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에 ‘스마트원’이라는 합숙 연구시설까지 가동하면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남용 부회장은 LG전자를 세계 최고의 마케팅 컴퍼니로 만들기 위해 마케팅 능력을 키웠지만 R&D나 제조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며 “새로운 CEO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R&D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현 상황이 일종의 비상경영 체제인 데다 구 부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란 점을 들어 전체 사업부를 총괄하는 지원 조직이 신설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됩니다. 전임 남 부회장의 경우 9명의 부사장급 최고책임자인 이른바 C레벨 임원들에게 권한을 상당 부분 위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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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직개편을 맞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인사책임자(CHO) 등 5명의 외국인 C레벨 임원 중 일부가 물갈이 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LG전자에 따르면 이 가운데 3명의 외국인 임원이 내년 2월까지 계약 기간이 끝납니다. 남 부회장이 글로벌화를 외치며 공들여 영입한 이들은 그동안 한국 기업문화와 잘 섞이지 못한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남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전 직원에게 e메일로 보낸 고별사에서 “최근 휴대전화 사업을 비롯한 핵심사업이 부진에 빠져들면서 그동안의 노력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가 됐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향후 LG전자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김상운 산업부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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