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집값 하락 기대심리 확산땐 급락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9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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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과 달리 주택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를 연 2.2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채권금리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채권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두 달 2.25%로 동결했다. 물가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한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배경이 됐다.

김 총재는 "주택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사람들이 주택시장에 나오지 않게 만들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굉장히 급격한 가격의 변동이 생기는 것은 굉장히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시장에서)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월 이후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고 주택투자 및 거래는 계속 부진한 상황"이라며 "내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주택시장인데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금통위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경제에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주요국가의 경기 둔화 움직임이 국내 성장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기준금리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7.2%에 이르고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이날 채권시장은 금리동결 결정이 내려지자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20%포인트 급락해 3.83%,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3.35%로 0.26%포인트 하락해 연중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김 총재가 친서민 정책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한시 폐지를 뼈대로 한 8·2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주택시장이 다시 침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정부 측의 우려가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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