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현금성 결제 93%로 늘었다지만 ‘눈가리고 아웅’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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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지않는 ‘불공정’ 거래 기업들의 대금결제 수단은 △현금 △어음대체결제수단 △어음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어음대체결제수단은 구매기업이 금융기관을 이용해 납품기업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업구매전용카드·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구매론 등이 있다.

○ ‘100% 현금성 결제’ 업체는 37%


기업구매전용카드의 경우 구매기업이 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납품기업이 카드사에서 돈을 받게 되며,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은 납품기업이 구매기업에서 받은 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구매기업이 그 돈을 갚는 방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어음대체결제수단 중 대금결제 시기가 세금계산서 발행일로부터 60일 이내이고, 구매기업이 부도가 나더라도 금융기관이 납품기업에 대해서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없게 한 것을 현금과 함께 현금성 결제로 분류한다. 대금을 받는 협력업체 처지에서는 구매기업으로부터 직접 현금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기관을 통해 즉시 손에 현금을 쥘 수 있고 구매기업이 부도가 나더라도 대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는 점에서 어음보다 낫다. 그러나 결제일이 오기 전에 현금으로 바꾸려면 수수료를 금융기관에 내야 한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현금결제보다 못하다.

공정위는 지난해 제조업체 4000곳, 서비스업체 1000곳 중 2008년 하반기(7∼12월) 기준으로 하도급대금을 어음 없이 100% 현금성 결제수단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1374곳(37.2%)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기업의 3분의 2가량은 여전히 어음을 병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전체 거래대금 액수를 놓고 볼 때 어음결제 비율은 2006년 15.3%에서 지난해 5.0%로 해마다 떨어지는 추세이며, 현금성결제 비율은 2006년 84.1%에서 지난해 93.2%로 점차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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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협력업체 “변화 못 느껴”

문제는 이 같은 다양한 결제수단 도입과 현금성 결제 확산에도 불구하고 ‘을 중의 을’인 2∼4차 협력업체의 현금 사정이나 이들에 대한 불공정거래 관행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건설부문 대기업의 2차 협력업체인 A사는 “우리가 받는 대금 중 종이어음은 10%이며, 전자어음을 포함해도 어음 결제 비율은 절반이 안 되지만 그렇다고 결제가 정상적으로 잘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대기업 2차 협력업체인 B사는 “현금으로 대금을 주면서 ‘대신 이 돈으로 우리 회사 제품을 사 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도 있고, 현금으로 받긴 했는데 두 달이 넘어서야 받은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기업 2차 협력업체 C사 관계자는 “1차 협력업체까지는 현금성 결제를 받아도 2차부터는 어음결제 관행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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