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BMW코리아 지휘해온 김효준 대표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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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미친 10년… ‘도전’이 트레이드마크”
김효준 대표가 취임 10주년 기념 선물로 직원들로부터 받은 액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독일 자동차 회사 BMW는 한국 법인 설립을 4개월여 앞둔 1995년 3월 한국 법인의 재무 담당 임원 후보 3명을 독일 본사로 불러들여 최종 면접을 봤다. 그들의 경력은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출신과 스탠퍼드대 MBA 출신, 덕수상고 졸업이 최종 학력인 미국계 제약회사의 한국법인 임원이었다. 면접을 본 20여 명의 독일 임원이 선택한 후보는 덕수상고 출신이었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전망과 BMW코리아의 사업전략 등을 담은 책 3권 분량의 보고서를 독일어로 번역해 제출한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BMW코리아 재무 담당 임원으로 낙점된 이 후보가 바로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다. 2000년 9월 1일 BMW코리아 대표로 승진한 그는 10년째 BMW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BMW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본인의 장수 비결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풀고자 하는 호기심이 도전정신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장수하는 이유를 무엇보다 뛰어난 실적으로 꼽는다. BMW코리아의 연간 판매 실적이 취임 첫해인 2000년 1650대에서 지난해 9652대로 5배 이상 증가했다. 8월에는 수입차 회사로는 처음으로 월 2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1만5000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끈 주역으로도 평가받는다. BMW코리아는 차는 적게 팔더라도 이익이 많이 남는 고가(高價)정책을 유지해오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차 가격을 내리고 많이 판매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BMW가 차 가격을 내리면서 경쟁사들도 가격을 내렸고 이는 수입차의 대중화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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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의 실적이 좋아서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탄탄대로를 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2002년 “한국에 있는 한 판매대리점의 실제 주인이 김효준”이라는 투서가 BMW 본사에 접수됐다. 본사에서 감사 2명이 한국을 방문해 조사에 들어갔지만 사실 무근인 것으로 결론 났다. 그 후 김 대표는 딜러들과 회의를 할 때 일대일로 하지 않고 관련 직원들을 배석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행복했던 때를 “1998년 외환위기 직후 다른 수입차 회사들이 철수할 때 BMW가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린 일”이라고 회고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한국 철수를 고려했던 BMW 본사를 설득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BMW코리아 설립 15주년을 맞아 7월 방한했던 독일 본사의 귄터 제만 아시아태평양남아프리카 총괄사장은 “김 대표는 BMW 본사가 한국 시장이 가진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을 아주 잘한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아쉬운 일은 “좋은 사람을 많이 잃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BMW코리아에서 일하던 우수한 인재들이 떠났는데 그들을 붙잡지 못한 게 가장 후회된다는 것. 김 대표는 “더 좋은 기회가 있어서 나간 사람도 있고, 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간 직원도 있다”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주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후회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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