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한국형 원자력발전기 APR1400 출하 앞둔 두산重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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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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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전기술 산실… 일감 넘쳐 24시간 풀가동

30일 오후 ‘APR 1400’ 원자로 증기 발생기를 신고리 3호기에 공급하기 위해 두산 중공업 창원 공장 부두로 이동시키는 모습. 사진 제공 두산중공업
30일 오후 ‘APR 1400’ 원자로 증기 발생기를 신고리 3호기에 공급하기 위해 두산 중공업 창원 공장 부두로 이동시키는 모습. 사진 제공 두산중공업
‘탕∼ 탕∼.’

26일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원자력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시뻘겋게 달궈진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반축구장 11개 크기(10만6700m²)의 공장은 신고리 3, 4호기와 신울진 1, 2호기에 들어갈 차세대 한국형 신형 원자력발전기 모델인 ‘APR(Advanced Power Reactor)1400’의 주기기를 비롯해 중국과 미국에 수출할 ‘AP1000’ 등 15개의 원전 설비로 가득 차 있었다. 공장은 일감이 넘쳐 약 300명의 인력이 주야 교대를 하며 24시간 풀가동되고 있었다.

이곳에는 국산 원자력을 세계에 알린 대표작인 APR1400 핵심 부품들도 각종 시험을 마치고 최종 점검 중이었다. 김하방 두산중공업 원자력부문 부사장은 “APR1400은 1992년부터 10여 년에 걸쳐 2346억 원을 들여 자체 개발한 기종으로 한국표준형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공장에 있던 원전 설비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APR1400 증기발생기다. 이 제품은 길이 23m에 직경 6m, 무게 780t의 거대 구조물로 원자로에서 가열된 경수를 이용해 증기를 생산하는 설비다. 현장 실무기술자들은 한결같이 “이 제품의 부품 하나하나에 한국의 원전 개발 노하우가 녹아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해외 고객이 제작 기술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을 때 ‘팔지 않더라도 기술 이전은 못한다’고 못을 박고 수출 협상에 임했다”고 전했다.

이 APR1400 증기발생기는 30일 두산중공업을 떠나 울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로 향했다. 이미 지난달 7일 신고리 원전으로 보낸 APR1400 원자로에 합체하기 위해서다. 신고리 3호의 원전 설비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기로 한 것과 동일한 제품이다. 두산중공업은 UAE용 제품은 10월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발전 설비 제조기술과 함께 원전의 안전을 담당할 3대 핵심 기술인 원자로냉각펌프,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원전설계핵심코드 등의 국산화도 마무리 단계다. 박화규 두산중공업 원자력설계담당 상무는 “냉각펌프와 MMIS는 두산중공업이 총괄주관하고 원전설계핵심코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담당해 국산화하고 있으며 현재 목표를 95%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창원=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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