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家, 변중석 여사 3주기 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6일 2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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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변중석 여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저녁 범현대가(家) 식구들이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서울 종로구 청운동 옛 정 명예회장 자택에 모였다.

이날 제사는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의 경쟁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얼굴을 맞대는 자리여서 특별히 관심을 끌었다.

현대그룹은 이미 지난 11일 현대그룹의 종가격인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했고, 현대기아차그룹은 겉으로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공식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가 일원은 이날 모임에서 각종 현안에 대해 일부 대화를 나눈 것으로 관측됐으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수설의 한 당사자인 정몽구 회장은 오후 8시경 검정색 에쿠스 차량으로 청운동 자택에 도착했으나 취재진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곧장 자택으로 들어갔다.

현 회장도 제사가 시작되기 10여분 전인 8시47분경 딸인 정지이 현대U&I 전무와 함께 도착했지만 취재진을 의식한 듯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정색 카니발을 타고 도착한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만이 잠시 차 문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응대했다.

정 의원은 "오늘 현대건설 인수 건이 논의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왜 이렇게 많이 왔느냐. 우리 집안은 모임에서 말하는 사람이 없다. 어머니 제사인데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현안을 비켜갔다.

그는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할 것이냐"고 묻자 "현대중공업 사람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면서도 "이미 (중공업에서) 수차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느냐"고 부정적인 의사를 에둘러 표현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이들은 제사가 끝난 오후 9시40분을 전후해 일제히 자택을 떠났지만 역시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이처럼 현대건설 인수 당사자들과 현대가 사람들이 일절 현안에 대한 언급을 삼갔지만 인수를 둘러싸고 나도는 각종 관측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범현대가가 장자 격인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은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찾아오는 동시에 장자 그룹을 중심으로 현대가의 적통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때가 되면 현대건설 인수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현재 참여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현대상선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현대건설 인수를 공식 선언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을 인수해 현대그룹의 명맥을 잇겠다는 계산이지만, 최근 채권단과의 갈등과 자본 확보 문제 등으로 불리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범현대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해 경영하되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상선 측에 넘기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제사에는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 외에도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일선 비앤지스틸 대표이사, 정대선 현대 비에스엔씨 대표이사,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인터넷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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