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들고 상품권도 사고 대출 이자 갚고 기부까지
포인트 쿠폰 이용하면 외식-문화-레저 할인도
《꼼꼼한 직장인 송모 씨(39)는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할 때마다 지갑 속에 있는 신용카드들의 포인트를 확인한다. 그중 포인트가 가장 많이 쌓인 카드를 골라 포인트로 먼저 결제하고 남은 액수를 카드로 결제한다. 포인트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일일이 포인트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들인 습관이다. 동네 슈퍼마켓에서까지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신용카드가 소비의 중심으로 성큼 걸어 들어왔다. 하지만 카드를 쓰면 저절로 쌓이는 포인트가 있는 줄조차 모르면서 줄줄 새도록 방치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연간 1000억 원에 가까운 카드 포인트가 버려지고 있다는 게 여신협회의 전언이다.》 ■ 포인트로 할 수 있는 일, 의외로 많다
신용카드사들은 다양한 가맹점과 계약을 맺어 결제할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도록 해뒀다. 쌓인 포인트는 가장 기본적으로 인터넷쇼핑몰이나 오프라인 쇼핑몰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신한카드 포인트는 전국 9만여 개의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펀드에 가입하거나 상품권과 교환하거나 다양한 기부활동을 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기부 포털 사이트인 ‘아름인’(arumin.shinhancard.com)을 통해 기부를 원하는 신한카드 회원과 기부받기를 원하는 단체를 연결해 총 400여 곳에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빈민, 노인, 장애인 등을 지원하는 ‘따뜻한 세상’, 환경, 자원, 정치, 사회문제 등에 지원하는 ‘깨끗한 세상’, 문화, 연예인, 스포츠 등에 후원하는 ‘즐거운 세상’으로 분야가 나뉘어 있다.
또 신한카드는 신세계와 제휴해 마이신한포인트와 신세계포인트가 일대일로 교환되도록 했다. 5000포인트가 넘으면 교환되며 월 2회까지 가능하다. ‘하이포인트카드(나노)’ ‘S-MORE카드’를 써서 쌓이는 마이신한포인트가 1만 포인트를 넘으면 신한금융투자에서 파는 펀드를 매수할 수 있다. 1포인트에 1원으로 계산된다. 이 카드 고객들은 롯데 현대 갤러리아백화점과 롯데마트에서 포인트로 상품권을 살 수도 있다.
KB카드의 포인트인 포인트리로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홈페이지의 포인트리 빌리지에 가면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사랑의 열매, 사랑의 리퀘스트,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한적십자사, 구세군 등 7개 사회단체에 상시 기부할 수 있다.
포인트숍에서 사은품을 사려면 특정 포인트 이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쓰기 쉽지 않다. 이럴 땐 포인트리 할인쿠폰인 스타콘을 통해 외식, 레저, 문화 등에서 할인을 받으면 좋다. 이 밖에 은행 창구에서 송금 수수료나 통장 재발급 수수료를 포인트로 내도 되고 대출금, 대출이자, 예·적금, 펀드, 보험료 입금 때도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다.
LG텔레콤 휴대전화 자동차감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입축하로 포인트리 5000점이 제공되며 휴대전화 통신요금의 10%가 포인트리로 적립된다. 휴대전화 단말기 구입비용도 포인트리로 상환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1년 내 차를 살 계획을 가진 고객이 M카드를 쓰면서 ‘M포인트 적립통장-오토’ 서비스에 가입하면 축하 포인트를 3000점 주고 매달 적립되는 포인트에 이자 개념의 포인트를 월 2% 더 얹어준다. 홈페이지의 ‘M포인트 추가적립 가맹점’에 입점된 쇼핑몰인 인터파크, H몰, 신세계몰, 종가푸드샵, G마켓에서 상품을 사면 최대 10%까지 추가 적립해주고 있다. M포인트 추가적립 상품인 HP, 필립스, 바나나리퍼블릭 제품을 산 고객은 카드 결제 뒤 포인트 쿠폰을 받아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0.5∼3.0%의 기본 적립 포인트 말고도 제품에 따라 최고 7%에 이르는 M포인트를 추가로 쌓을 수 있다.
BC카드는 포인트 전용사이트(top.bccard.com)를 통해 포인트 사용방법과 현황을 알려주고 쇼핑 노하우를 전수한다. 사이트 출범 1주년을 맞아 다음 달 8일까지 퀴즈에 도전하는 고객에게 총 1000만 원 상당의 상금 등도 준다. 1000점 미만의 자투리 포인트로도 휴대전화의 바코드 선물 교환권인 ‘하트콘’을 구입해 피자 도넛 커피 아이스크림 등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적립된 포인트가 3만 점이 넘으면 결제통장으로 현금을 입금한다. 사회공헌 기부전용 사이트 사랑해(www.bccard.com/lovesun)를 통해 1000점부터 3만 점까지 기부가 가능하다.
■ 포인트 영리하게 적립하기
포인트를 잘 쌓으려면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우선 포인트는 사라지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대부분의 포인트는 적립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카드대금이 연체돼도 포인트가 사라진다. 예를 들면 KB카드에서는 카드대금이 연체돼 국민은행에서 손실 처리되면 포인트리가 일괄 소멸된다.
포인트를 전략적으로 쌓으려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들여다보는 게 좋다. 카드사마다 각기 다른 형태의 포인트 체계와 특징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를 살지, 쇼핑몰에서 주로 사용할지, 자녀 학원비로 주로 사용할지 등을 결정한 뒤 전략적으로 카드에 가입하는 게 좋다.
하지만 포인트만 보고 여러 카드를 가입하다가는 연회비만 잔뜩 내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현재 사용하는 카드의 연회비가 제공받는 혜택에 비해 부담스럽다면 부담이 작은 카드로 교체하는 것도 좋다. 카드 가입 때 안내되는 모든 혜택과 할인율이 무조건 제공되는 것도 아니다. 과실만 따먹고 도망가는 ‘체리피커’를 방지하기 위해 월 단위 사용금액이 일정액 이상이 돼야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제한을 두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메인 카드사를 정해 소비를 몰아서 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원비를 학원전용카드로 결제해도 할인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용했던 학원이 학원이라는 업종으로 등록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일이다.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는 할인 또는 적립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한 뒤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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