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확실해야 美패션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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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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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럭셔리 드레스 디자이너 암살라 아베라 내한

1980년대 초반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를 다니던 C 오닐 브라운 씨는 이 학교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까무잡잡한 피부의 한 여성에게 마음을 뺏겼다.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뉴욕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패션을 공부한 그녀의 이름은 암살라 아베라(사진).

사랑에 빠진 그들은 1985년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과장된 장식의 웨딩드레스가 유행하던 시절이어서 간결미를 원하던 아베라는 직접 드레스를 만들었다. 가난한 조국 에티오피아를 떠나온 그에게 손수 옷을 지어 입는 건 평범한 일상이었으니. 그는 결혼 이듬해인 1986년 뉴욕의 작은 아파트에서 웨딩드레스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럭셔리 웨딩드레스 브랜드 ‘암살라’의 시작이다.

그가 12일 한국에 왔다. 중국 및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한국 시장을 다지기 위해서다. 그의 곁엔 올해 하버드대를 졸업한 23세 외동딸 레이철 씨, 아내가 설립한 브랜드를 ‘암살라그룹’으로 성장시킨 최고경영자 남편이 있었다. 암살라그룹엔 세련된 맨해튼 신부를 대표하는 ‘암살라’, 줄리아 로버츠와 손태영 등 스타들이 찾는 드라마틱한 ‘케네스 풀’, 클래식한 신부를 위한 ‘크리스토스’ 등 개성이 뚜렷한 세 개 브랜드가 있다.

아베라는 에티오피아 최고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게 아닐까. 그는 “에티오피아 출신인 걸 늘 자랑스러워하지만 내 이름을 미국 패션업계에 알리는 건 매우 힘겨웠다”며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이룩하도록 계속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긴 ‘암살라’가 뉴욕 부자 손님들의 입소문을 얻기 시작해 지금의 명성을 쌓게 된 건 ‘암살라 블루리본 라인’으로 불리는 고급스러운 드레스 덕분이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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