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팰리스 호텔이 월드컵 중계권 산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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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호 회장 맏사위 차두리 마케팅 활용조선-롯데호텔은 ‘프라자 휴업’ 반사이익

23일 오전 3시 반 한국 축구대표팀과 나이지리아의 남아공 월드컵 B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서울시내 특급 호텔들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남아공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SBS는 호텔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월드컵 경기를 손님에게 보여주려면 별도로 중계권을 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일부 호텔은 중계권을 샀고, 일부는 사지 않았다. 왜 그럴까.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이다. 대표팀 수비수인 차두리는 이 호텔 신철호 회장의 맏사위로, 차두리의 아내 신혜성 씨는 이 호텔의 코디네이터 팀장으로 일하다가 최근 출산 후 쉬고 있다. 이 호텔은 남아공 월드컵 전 경기 중계권을 사들인 데 이어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되면 호텔 외벽에 차두리의 사진과 함께 ‘두리야 가자, 4강으로’라는 플래카드도 붙이기로 했다. 23일 새벽에 직장인들이 이 호텔에서 단체 응원을 즐긴 후 아침을 먹고 출근하도록 ‘해장국 응원 패키지’도 발 빠르게 선보였다.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은 대표팀의 조별리그 세 경기, 롯데호텔은 조별리그 1, 2차전 두 경기의 중계권만 일단 샀다. 한 호텔 임원은 “당초 SBS 측이 경기당 250만∼1억 원의 중계권료를 요구했지만 협상을 통해 250만 원으로 타결했다”며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감안해 21일 다시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호텔 업계에선 이 두 호텔이 프라자호텔의 임시 휴업에 따른 이득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청 앞 광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명당자리’의 프라자호텔이 지난달부터 10월 말까지 문을 닫고 리노베이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라자호텔 관계자는 “우리는 어차피 11월 서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를 겨냥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과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은 이번 월드컵 중계권을 아예 사지 않았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우리가 타깃으로 삼는 고급 고객은 조용히 호텔에서 식사하고 귀가해 월드컵 경기를 보기 때문에 호텔에서 중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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