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PIIGS 국가 ‘여름 위기설’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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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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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북풍에 패닉 빠졌던 국내 금융시장, 일단 진정은 됐지만…

국채 71% 2448억 유로

6∼9월에 만기 몰려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

당분간 지속 불가피

《남유럽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 여파로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던 국내 금융시장이 26일은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반등해 1,580 선으로 회복됐고 달러당 원화 환율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유럽의 재정 취약국인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의 국채 만기가 6∼9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에는 ‘여름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1.29포인트(1.36%) 오른 1,582.12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뉴욕 증시가 선방했고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 코스피는 14.46포인트 오른 1,575.29로 출발했다. 외국인이 8거래일째 ‘팔자’를 이어가며 26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했지만 기관과 개인이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30원 상승한 125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동안 106.70원이 급등했으며 지난해 8월 19일(1255.80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 상승폭은 25일(35.50원)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렀지만 장중 한때 1260.90원까지 치솟는 등 여전히 지정학적 불안감이 바닥에 깔려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증권사의 선물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채권값이 하락(금리는 상승)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37%로 전날보다 0.06%포인트 뛰었으며 3년 만기 국고채는 0.02%포인트, 10년 만기는 0.04%포인트씩 올랐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재정 취약국의 국채 만기가 몰려 있는 올여름이 유럽발 금융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PIIGS 5개국의 국채 가운데 총 3446억 유로(약 530조 원)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이 중 71%인 2448억 유로(약 380조 원)의 만기가 6∼9월에 몰려 있다.

그리스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123억 유로의 약 76%가 7월(44억 유로)과 9월(49억 유로)에 몰려 있다. 스페인은 7월에만 315억 유로의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으며 6∼9월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는 전체의 73%에 이른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도 이 기간에 올해 만기 국채의 78%와 83%가 몰려 있다.

이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신빙성과는 상관없이 벌써부터 ‘7월 위기설’ ‘9월 위기설’ 등이 떠돌고 있다. PIIGS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에서는 달러 자금난도 심각해지고 있다.

권성태 한국은행 구미경제팀장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비해 7500억 유로 규모의 지원금이 조성되고 있어 유럽 재정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 여지는 낮다”며 “하지만 PIIGS 국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실제 상환 능력과 무관하게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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