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비워라, 창의적 인재로 부활하기 위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SK컴즈 ‘청소의 힘’ 캠페인… 노트북-전화기外 모두 버리기

“준비물은 딱 상자 3개. ‘과감하게 버릴 것’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줄 것’ ‘다시 깨끗하게 사용할 것’ 등 제목을 붙여 정리하세요. 버릴 때는 과감해져야 합니다. 추억에 젖어 버릴 수 없다면 ‘청소전담반’에게 연락주세요….”

포털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 직원들의 책상엔 요즘 노트북과 전화기만 놓여 있다. 자신의 책상을 정리하며 새출발하자는 이른바 ‘갱생(更生)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덕지덕지 붙은 포스트잇, 안 쓰는 필기도구 등 불필요한 물건들을 치우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필요 없는 물건은 버리거나 동료에게 나눠준다. 이달 초 시작된 캠페인에는 일주일 만에 200명 이상의 직원이 참여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달 말 ‘청소의 힘’이라는 사내 점심강좌에서 비롯됐다. 당시 강사로 나선 기업문화팀 정진호 차장은 데이비드 앨런의 자기계발서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Getting Things Done)’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자기 자리 청소를 통해 필요 없는 것들을 빨리 버리는 결단력이 생긴다”며 “청소 후엔 업무효율성이 높아지고 일처리 속도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임원들도 동참하고 있다. 한 임원은 “과거만 해도 무조건 아껴야 성공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것만 남기고 누가 더 빨리 버리느냐에 승패가 달렸다”고 설명했다.

‘청소작업’은 사업 분야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미니홈피 ‘싸이월드’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포털 네이트와 엠파스를 하나로 합친 것을 시작으로 ‘서비스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또 게임사업 운영권은 CJ인터넷에 넘기고 SK텔레콤이 운영했던 휴대전화 무선인터넷 ‘네이트’ 서비스를 가져와 포털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송재길 상무는 “최근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는 ‘누가 더 소비자의 시간을 뺏느냐’ 하는 점”이라며 “책상을 비우는 것에서 시작해 창의적인 서비스를 개발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