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미래 성장 동력은 ‘그린카’다.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 그린카 라인업을 모두 갖춰 세계 4대 그린카 강국에 진입하는 게 현대·기아차의 목표다.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2012년 200만 대, 2020년 800만∼1400만 대 수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고, 연료전지차는 2025년 50만∼250만 대, 전기차는 단거리 출퇴근용으로 2018년 12만∼62만 대가량의 시장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그린카 개발 계획은 현재까지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아반떼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은 데 이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을 단 콘셉트카 ‘아이 플로’를 선보였다. 10월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일 예정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는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60∼70% 정도 연비를 향상시켜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저속 단계에서 내연 기관의 도움 없이 모터만으로 차를 주행할 수 있는 풀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해 북미 그린카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정부의 전기자동차 보급 정책에 맞춰 8월에는 경형 전기차를 시범 운행한 뒤 내년 소량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차의 전기차는 충전 시간 7시간짜리 리튬이온 배터리를 달아 시속 130km로 달릴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연료전지차 개발에 주력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연료전지시스템(연비는 L당 21.5km)도 확보했다.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633km를 하루 만에 주파했고 현재 4대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까지 그린카 개발에 4조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2조2000억 원, 고효율, 고연비의 엔진과 변속기 개발에 1조 원이 투입된다. 경량화 소재 개발에 4000억 원,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에너지 관련 시설에도 5000억 원을 투자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친환경차 양산 의지를 기회 있을 때마다 밝히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정 회장은 3월 현대차 주총에 배포한 영업보고서 인사말에서 “저탄소·고연료소비효율 엔진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하이브리드차의 본격 양산에 발맞춰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힘쓰겠다”며 “전기차와 연료 전지차 부문에서도 핵심 원천기술 확보와 조기 상용화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buddy@donga.com 청정석탄 에너지등 녹색성장 기술 확보 총력
“SK에너지는 이제 정유사가 아니라 종합에너지 회사다.”
지난해 3월 SK에너지 대표이사로 부임한 구자영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SK에너지의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중점 사업 분야는 ‘그린카(green car)’ 배터리, 청정 석탄에너지,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인 ‘그린폴(Green Pol)’ 등이다.
SK에너지는 ‘그린카’의 핵심기술인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개발에 투자해 왔다. 2009년 10월에는 독일 다임러 그룹 산하의 ‘글로벌 하이브리드 센터(Global Hybrid Center)’와 함께 2년간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SK에너지는 또 현대자동차와 함께 지식경제부의 국책과제인 전기 자동차 프로젝트에 사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계기로 현대자동차가 진행하게 될 다양한 전기자동차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근거리 저속전기차(NEV) 생산업체인 CT&T가 개발 중인 ‘NEV e-zone’ 차량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은 저급 석탄을 고급화하고 가스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저급석탄은 고급 석탄에 비해 발열량이 낮고 이물질이 많아 바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석유나 화학제품, 전기 등의 다양한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SK에너지는 “‘석탄 가스화’ 공정을 통해 저급 석탄을 합성가스로 전환하고, 전환된 합성가스는 합성석유, 합성천연가스, 화학제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이 밖에도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SK에너지는 2008년 10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연구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이 기술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모은 후 촉매 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폴리머(Polymer)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SK에너지 측은 “기존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의 사용을 절감시킬 뿐 아니라 탄소 배출권까지 확보할 수 있는 친환경 신소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미래로 가는 다리’ 신에너지+신소재 개발 박차
GS칼텍스는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에너지 및 신소재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경영목표를 ‘미래로 가는 다리(Bridge to the Future)’로 정하고 기존의 석유 관련 주력 사업 외에도 연료전지, 박막전지, 탄소소재 및 자원개발 등 신성장 사업을 개발 중이다.
먼저 GS칼텍스는 자회사 GS퓨얼셀을 통해 연료전지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GS퓨얼셀은 이미 도시가스를 이용하는 가정용 연료전지를 개발한 바 있다. GS칼텍스 측은 “이는 도시가스를 수소로 변환한 뒤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고효율 신에너지 설비”라며 “효율은 82% 이상 개선되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45% 줄어드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GS퓨얼셀은 대용량 연료전지 및 시스템 부품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GS칼텍스의 또 다른 자회사인 GS나노텍은 2차전지인 박막전지 개발을 맡고 있다. 박막전지는 환경친화적이면서도 폭발 및 발화의 위험이 전혀 없는 차세대 2차전지로 평가된다. 의료기기 등 분야에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GS칼텍스 측은 “현재 일본시장 진출을 위한 판매대리점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신일본석유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 저장장치인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용 탄소소재 생산도 진행 중이다. EDLC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자동차 등의 보조전원으로 사용되는 차세대 핵심 부품이다.
두 회사가 합작으로 세운 ‘파워 카본 테크놀로지’ 공장에서는 원유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코크스를 원료로 EDLC용 탄소소재가 생산된다. GS칼텍스 측은 “이를 통해 2015년까지 2000억 원 이상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생길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GS칼텍스는 ‘폐기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를 위해 ‘애드플라텍’이라는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GS플라텍으로 이름이 바뀐 이 회사는 플라스마를 이용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성가스마저 에너지로 회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렇게 하면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며 “이런 식으로 100t의 폐기물을 처리할 경우 1만 가구 이상이 쓸 수 있는 전력도 함께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