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의 끝 모를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5주 연속 동반 내림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초 반짝 상승했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도 올 들어 최대 하락 폭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가격을 대폭 낮춘 급매물이 늘고 있지만 이마저 거래가 끊긴 상황.
스피드뱅크 조민이 팀장은 “더딘 경기회복과 부동산 대출 규제, 보금자리주택 쇼크, 집값 버블 논란의 4박자가 겹치면서 기존 주택시장의 ‘동맥경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4월 들어 하락폭 계속 커져… 서울 재건축 9주째 내림세 보여 잠실주공 112m2 1주일새 5000만원↓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보금자리주택에 관심이 쏠리면서 기존 아파트를 구매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크게 줄었고 최근 불거진 주택시장 버블 논란 또한 거래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해주거나 지방처럼 취득세 등록세 감면 혜택을 연장해주는 등의 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수도권 주택시장의 매수세가 살아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 서울 재건축 시장…연초 반짝하다 1억이상 급락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아파트 매매가는 △서울 ―0.08% △경기 신도시 ―0.05% △수도권(서울·신도시 제외) ―0.05%로 일제히 떨어졌다. 4월 들어 하락 폭이 계속 커지는 추세다.
특히 연초 DTI 규제 강화 이전 수준으로까지 일부 가격을 회복했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주 0.22%나 하락하며 9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송파(―0.99%) 강동(―0.27%) 강남구(―0.02%)가 일제히 떨어지며 하락 폭을 키웠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m²는 1주일 새 5000만 원 하락해 11억∼11억5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1월 초 고점(12억2000만∼12억7000만 원)에 비해 1억2000만 원가량 떨어졌지만 거래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다른 강남 재건축단지도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늘면서 시세가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 강남구 개포동 경남1, 2차는 1주일 새 5000만 원 낮춘 급매물이 나왔으며 강동구 둔촌주공1단지 59m²도 1500만 원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임병철 과장은 “앞으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안전진단, 강남구 개포지구 단위계획 지정 등의 호재가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재건축 투자수익성에 대한 회의적 인식이 커졌고 대출 규제로 매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는 송파(―0.22%) 노원(―0.21%) 강동(―0.18%) 관악(―0.14%) 강서·강북(―0.13%) 강남구(―0.08%)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이미윤 과장은 “강남권은 대출이자 비중이 높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한 이들이 올해까지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는 반면 새 아파트 입주가 많은 강북권은 기존 집을 팔고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 7주째 떨어진 신도시… 분당 대형 1주일 새 1억↓
신도시의 하락세도 가파르다. 7주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평촌(―0.07%) 분당(―0.06%) 일산(―0.06%) 등이 지난주 일제히 떨어졌다. 매물은 늘고 있지만 매수자가 없어 가격 하락의 압력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분당 수내동 일대 대형 아파트에서는 1주일 새 1억 원 이상 하락한 매물도 나왔다. 푸른신성 158m²가 지난주 1억4500만 원 내렸고, 정자동 정든동아 195m²는 1억 원 떨어졌다. 산본도 대형 아파트 위주로 하락하고 있다. 산본동 솔거대림7단지 125m²가 2000만 원 하락했다.
서울과 신도시를 제외한 수도권은 파주(―0.23%) 광주(―0.16%) 용인(―0.09%) 남양주(―0.08%) 고양(―0.07%) 과천(―0.02%)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파주 용인 고양시는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천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용적률을 최고 250%까지 올리려다 200%로 낮춰지면서 하락세가 커졌다. 원문동 주공2단지(52m²)는 1250만 원, 래미안슈르(142m²)는 2000만 원 떨어졌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시흥 부천 구리시 등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는 지역의 약세가 특히 두드러진다”며 “인천도 3차 보금자리주택에 구월지구가 처음으로 포함되면서 ‘매매 약세, 전세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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