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끌고… 실적 밀고… 전문가들 “4월 1750선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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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겹쳐 박스권 상단 돌파 예상”
업황 개선 해운-기계업종 권할만
해외발 리스크 등 불확실성 여전
하 순엔 상승 탄력 약해질 가능성

주식시장이 봄을 맞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스피 1,600 선을 돌파하며 시작한 3월 증시는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해 어느덧 1,700 선 가까이까지 고개를 들었다.

이번 달도 ‘잔인한 4월’은 아닐 듯하다고 주요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호조와 강한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를 바탕으로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다는 예상. 하지만 각종 위험요인이 잠재해 하순으로 갈수록 상승탄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증시에 완연한 봄이 찾아오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돌아온 외국인 매수세 커질 것”

증권사들은 대체로 4월에 코스피가 1,750 선 안팎까지는 오르리라고 예상했다. 전망을 뛰어넘은 3월 반등의 여세를 몰아 곧 1월의 전 고점(1,722)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등을 기대하는 가장 큰 요인은 한국 증시로 돌아온 외국인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출구전략에 따른 불안감 등 각종 리스크가 잠잠해지고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글로벌 증시에 돈이 돌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증시에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3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30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었다.

4월에도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과 소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경기가 민간이 주도해 자생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며 “이에 더해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더해져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500대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보다 4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효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한두 차례 조정받을 여지도 있지만 1분기 기업 실적 호조와 매우 낮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저금리 흐름 속 자금 이동 조짐, 부채 위기 논란의 진정, 외국인 매수세 지속 등으로 갈수록 호재성 요인의 힘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와 함께 실적 개선이 눈에 띄는 종목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여기에 최근 업황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 해운, 조선, 기계업종 등과 소비 관련주에도 주목하라는 의견이 많다.

○ “차익 매물 의한 하락 변동성 고려를”

하지만 상승탄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여전히 많다. 그리스 등 해외발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찍어 향후 성장동력이 꺾일 여지도 크기 때문.

최재식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및 기업실적 둔화, IT부문 수출 동력 약화, 신흥시장 출구전략의 불확실성, 외국인 의존에 따른 수급의 한계, 빠른 증시 상승 속도에 대한 부담 등 우려할 만한 상황이 많아 월말로 갈수록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5일 미국이 발표하는 전 세계 통화정책 보고서와 4월 말부터 그리스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점, 중국과 인도의 3월 물가지표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 실적의 선반영이 마무리되는 4월 중순까지는 시장이 강세를 보이겠지만 중순 이후 차익 매물에 의해 하락할 변동성을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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