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대한생명 연수원. 차남규 보험영업총괄 부사장과 문병천 개인영업본부장, 전국 지원단장 및 지점장 등
2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3월 17일 국내 대형 생보사 중 처음으로 거래소에 상장하면서 투자자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지 6일 만에 영업 간부들을 소집한 것이다. 화두는 ‘상장 이후의 영업 전략’. 여기에서 대한생명의 ‘영업맨’들은 상장을 계기로
영업실적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일선 재무설계사의 영업경쟁력을 생보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생보업계 최대 이슈는 상장이다. 지난해 10월 동양생명이 국내 생보업계 최초로 상장한 데 이어 대한생명이 최근
성공적으로 상장 작업을 마쳤고, 조만간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유가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이
생보사들은 현재 상장만큼이나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그동안 해외 생보사들이 상장을 한 뒤 회사의 체질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을 감안해 상장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청사진을 짜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기업가치 상승 효과
M&A 적극 시도… 성장전략에 초점
○
상장 이후가 더 중요하다
5월 상장 예정인 삼성생명도 상장 준비 작업에 들이는 정성만큼이나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비상장 회사에서 상장 회사로의 전환은 대외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져 기업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 또 상장을 통해 자본 확충의 길을 열어놓으면 삼성생명의 2015년 중장기 목표인 ‘글로벌 톱15 보험사 도약’도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최고경영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을
비롯한 임원 60여 명이 2월 삼성전자의 기흥·수원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삼성전자 배우기에 나선 것도 ‘금융의 삼성전자’로
도약하기 위한 삼성생명의 행보로 봐야 한다는 게 생보업계의 견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1등 기업인 삼성전자를
배우는 동시에 상장 이후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상장을 순조롭게 마친
대한생명 역시 상장 이후 ‘초우량 글로벌 종합금융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장
직후 본사 사업부문별 주무팀장으로 구성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태스크포스’까지 가동하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브랜드 경영을
강화하고 신사업 및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상장 후 재무건전성 강화
그동안 국내외에서 상장된 생보사 사례를 돌이켜 보면 삼성생명이나 대한생명의 계획이 허황된 청사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양생명만 봐도 상장을 전후로 재무건전성이 대폭 개선됐다. 증권시장을 통해 자본 조달이 쉬워진 덕분에 재무구조가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급여력비율은 상장 직전인 2009년 9월 말 208.8% 수준이었으나 작년 말 256%로 47.2%포인트
올라갔고, 영업수익도 작년 2분기 7889억 원에서 4분기 8942억 원으로 13.34% 증가했다.
브랜드 인지도도
올라갔다. 동양생명이 최근 자체 재무설계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객을 만나 회사를 설명하는 시간이 상장 전 평균
10분에서 상장 후에는 약 5분으로 절반 정도 단축됐다.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는 신입사원 입사 경쟁률에서도 드러난다. 2008년
경쟁률은 128 대 1이었으나 2009년에는 182 대 1로 올라갔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높아진 위상과 브랜드를 바탕으로 향후
인수합병(M&A)이나 해외 진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에 따르면 2000년을 전후로 상장했던
미국의 메트라이프나 프루덴셜은 상장 이후 핵심사업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M&A를 시도하는 등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추진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이 보험사들이 글로벌 종합금융사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던 요소가
상장”이라며 “국내에서도 치열한 시장 경쟁과정에서 다른 보험사와의 합병뿐만 아니라 증권사 등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궁극적으론
보험지주회사도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신상품 & 서비스
모든 연금상품 종합 안내
삼성생명이 퇴직연금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퇴직연금 서비스 브랜드인 ‘토털 솔루션’ 시스템을 최근 구축했다.
토털 솔루션은 국내 퇴직연금 사업자 중 처음으로 퇴직연금 홈페이지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 국내 대부분의 금융회사 홈페이지가 자사 상품 소개 위주로 구성된 반면 이 시스템은 금융 전반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우선 고객 회사를 위해서는 경영·경제 정보 제공, 법률·노무 자문, 인사제도 세미나 개최, 국제 회계기준 및 세무회계 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고객 회사가 300인 이하 기업이라면 삼성생명 법무팀의 변호사와 노무사가 직접 자문에 응해 줄 예정.
고객 회사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는 국민연금공단, 삼성생명의 FP센터 및 라이프케어연구소, 서울대병원 등과 연계해 은퇴 설계, 재테크, 전문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근로자 자녀를 위한 어린이 경제교실도 마련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고객 회사 및 근로자를 위한 서비스를 대폭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올리고 생보업계 퇴직연금 시장점유율 1위로서의 입지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입 즉시 연금 수령 가능
ING생명이 2월 내놓은 ‘(무)플래티넘 즉시연금 보험’은 고객이 안정적으로 은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가입 즉시 연금 수령이 가능한 상품이다.
즉시연금 보험 가운데 종신연금형은 가입 즉시 연금이 지급되고 상속연금형은 가입 1년 뒤부터 매년 계약 해당 날짜에 이자로 연금이 나오고 사망 뒤에는 유가족에게 돌아가도록 설계돼 부동산과 같은 다른 자산을 급하게 팔지 않고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확정연금형은 10년, 15년, 20년 기간을 설정해 설정기간에 따라 연금을 나눠 지급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종신연금형이나 상속연금형은 이자소득세 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상속연금형은 10년 이상 유지할 때에만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ING생명 관계자는 “평생 동안 모은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고객, 연금 가입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고객, 가족 구성원을 위한 상속 재원을 마련하고자 하는 고객, 절세를 통해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맞춤형 보험 상품”이라며 “올해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어 고객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주가 떨어져도 수익 보장
교보생명의 ‘교보3UP인덱스 변액연금보험’은 종전 변액보험의 최대 단점이었던 안정성을 개선한 보험 상품이다. 투자수익률에 따라 연금액도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연금보험이지만 펀드수익률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이후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수익이 줄어들지 않게 설계된 게 특징이다.
우선 스텝업 보증제도를 통해 적립금이 단계별 수익률(130%, 150%, 200%)을 달성할 때마다 연금 개시 시점에 해당 금액을 최저 보증해 준다. 예컨대 거치기간에 적립금이 원금(주계약 보험료)의 130%를 달성하면 이후 펀드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이 금액을 연금 재원으로 보장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원할 경우 수익률이 130% 이상으로 올라가는 시점부터 일반 연금으로 갈아탈 수 있다. 전환 뒤에는 시중금리가 반영되는 공시 이율이 적용돼 주식시장의 변동과 관계없이 연금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다.
이 상품에 운용되는 펀드는 코리아인덱스혼합형, 글로벌인덱스혼합형, 채권형, 단기채권형 등 4가지이며 가입 연령은 15∼70세, 연금 개시 시점은 45∼80세에서 선택할 수 있다. 재해사망, 의료비, 암 치료, 입원 등 다양한 특약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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