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 공개… 아이폰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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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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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은 2배 선명… 속도는 한박자 느려‘구글 고글’ 기능 갖췄지만 응용프로그램 2만종 수준SK텔레콤 통해 내달 출시… 보조금 지급땐 20만원 예상

애플 아이폰의 유일한 경쟁자로 꼽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18일 국내에서 처음 발매됐다. 모토로라가 만든 ‘모토로이’가 그 주인공.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품발표회에서 모델들이 모토로이를 선보이고 있다. 김미옥 기자
애플 아이폰의 유일한 경쟁자로 꼽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18일 국내에서 처음 발매됐다. 모토로라가 만든 ‘모토로이’가 그 주인공.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품발표회에서 모델들이 모토로이를 선보이고 있다. 김미옥 기자
처음엔 애플의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어버릴 태세였다. 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내놓자 얘기가 달라졌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안드로이드 OS를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무료로 쓰도록 공개했다. 그러자 전 세계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구글 연합군에 합류했고 애플은 거대한 제국처럼 이들과 홀로 맞서게 됐다.

18일 한국에 첫 ‘안드로이드폰’이 상륙했다. 미국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란 제품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드로이드’ ‘클리크’ 등의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으며 ‘아이폰 킬러’란 별명을 얻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2월부터 SK텔레콤을 통해 모토로이를 판매할 계획이다. 휴대전화 값은 약 90만 원이지만 SK텔레콤이 보조금을 지급하면 아이폰과 비슷한 20만 원대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폰 진영의 ‘1번 타자’ 모토로이를 미리 써보며 아이폰과 이모저모 비교해 봤다.

○ 한국시장을 겨냥한 모토로이

출퇴근길에 TV를 보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아이폰은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TV를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움이었다. 모토로이는 DMB는 물론이고 FM 라디오 수신 기능까지 갖췄다.

두 제품은 화면 크기부터 달랐다. 모토로이(3.7인치)가 아이폰(3.5인치)보다 세로로 약간 길다. 모토로이는 가로 480개, 세로 854개의 점으로 화면을 나타내고, 아이폰은 가로 320개, 세로 480개의 점을 쓴다. 모토로이가 아이폰보다 두 배 가까이 선명하다. 마치 최신 고화질(HD) TV와 구형 TV를 보는 듯했다.
구글폰 vs 아이폰 한국시장 전쟁 막올라

또 아이폰은 300만 화소 카메라를 쓰지만 모토로이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사용한다. 더욱이 모토로이에는 일반 디지털카메라용 고성능 플래시가 달렸지만 아이폰에는 플래시가 없다.

안드로이드 OS의 기능도 눈에 띄었다. 문자를 입력하지 않고 사물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으면 사진을 분석해 사물에 대한 내용을 검색해주는 ‘구글 고글’ 기능, 무료 내비게이션인 ‘구글 내비게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구글 고글은 아직 개발 초기라 CD 표지 등 일부 사물에서만 결과가 정확했고, 구글 내비게이션은 아직 미국에서만 작동한다. 구글코리아는 조만간 한국에서 구글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 반응속도와 프로그램은 아이폰이 앞서

아이폰은 2007년 6월에 첫선을 보였고 안드로이드폰은 2008년 10월 처음 등장했다. 안드로이드 OS가 아이폰 OS보다 1년 이상 늦게 선을 보인 셈이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반응속도다. 아이폰에선 손가락을 움직이면 화면이 손끝에 달라붙은 듯 빠르게 움직이지만 모토로이는 한 박자씩 느린 느낌을 준다. 최신 안드로이드폰인 구글의 ‘넥서스원’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하다. 또 아이폰은 10만 종이 넘는 응용 프로그램이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응용 프로그램 수가 아직 2만 종이 채 안 된다.

모토로이를 포함해 당분간 한국에서 판매되는 안드로이드폰에는 ‘음성검색’ 기능이 빠지게 된다. 음성검색은 해외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능이다. 구글코리아는 아직 구글의 한국어 인식 기능이 완성되지 않아 음성검색 기능을 아예 뺐다고 설명했다. 영어검색도 안 된다. 하지만 아이폰은 한국어는 아니라도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음성검색을 할 수 있다.

○ 스마트폰 전쟁의 미래

안드로이드 OS가 무료인 덕분에 후발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도 경쟁력 있는 휴대전화를 만들 수 있다. 이 점이 삼성전자나 LG전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막을 내린 전자박람회 ‘CES 2010’에서는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수십 종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기능과 디자인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폰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또 구글은 ‘구글 보이스’라는 무료 인터넷전화를 안드로이드 OS에서 사용하게 했기 때문에 국내 통신사의 매출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날 발표회에 참석했던 SK텔레콤 배준동 마케팅부문장은 “SK텔레콤은 기존의 비즈니스모델을 지키기 위해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을 거부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며 “올해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기획영상 = 스마트폰 500만…사람들 손안에 큰 장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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