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 大戰’ 임박▼
삼성전자, 화면처리 기술 집중 홍보
소니, 카메라 등 방송장비도 선봬
▼‘연결’ 기능에 주목▼
LG전자 ‘TV+전자제품’ 강조
콘텐츠 허브 ‘플러그 컴퓨터’ 눈길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3차원(3D) 입체 영화 ‘아바타’ 덕분이었을까. 7∼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의 전자박람회 ‘CES 2010’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건 중앙 홀을 가득 채운 삼성전자 LG전자 파나소닉 소니 도시바 등의 3D TV였다.
○ CES 2010의 얼굴, 3D TV
CES 2010은 소비자가 처음으로 3D TV를 사볼까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된 전시회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TV를 만드는 모든 전자업체가 3D TV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화면처리 기술에 집중 투자해 오래 봐도 눈이 덜 피로한 3D TV를 만들었고, 경쟁사인 소니는 3D 카메라 등 방송장비도 함께 생산해 3D 관련제품 전체의 품질이 고르게 뛰어나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다. 게다가 대형 전자업체가 가장 큰 전시관인 중앙 홀에 경쟁적으로 화려하고 거대한 전시공간을 설치한 덕분에 행사를 찾은 관객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다.
최근 등장하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3D 방식으로 제작돼 소비자들이 3D 콘텐츠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는 점도 3D TV의 인기에 한몫 거들었다. 이번 전시회에선 드림웍스와 월트디즈니 등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도 전시장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전자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했다. 삼성전자와 드림웍스가 제휴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 모든 휴대기기는 ‘안드로이드’로 통한다
3D TV만큼은 아니지만 휴대전화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메이저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중국과 대만의 중소 휴대전화 제조업체조차 괜찮은 디자인의 쓸만해 보이는 스마트폰을 대거 선보였다. 이렇게 후발주자들이 선발주자를 따라잡는 모양새가 연출된 건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덕분이었다.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마치 윈도 OS를 사용하는 컴퓨터의 사용법이 모두 똑같듯 사용법이 유사하다. 안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도 몇몇 반도체 업체의 동일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성능 차이도 크지 않다.
게다가 발 빠른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노트북 컴퓨터를 더욱 작고 싸게 만들어 이른바 ‘스마트북’이란 새로운 컴퓨터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 OS 대신 휴대전화용 안드로이드 OS를 컴퓨터에 사용한 것이다. 안드로이드는 무료여서 이렇게 만들면 윈도 OS를 설치할 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지불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비용까지도 아낄 수 있다.
○ e북 등 새로운 트렌드도
이번 CES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e북 리더’들도 선보였다. 전자잉크(e-잉크)라는 기술을 사용한 e북 리더는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한 휴대기기와는 달리 눈에 피로를 거의 주지 않고 마치 종이책을 읽는 것처럼 편안하게 전자책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기계다. 아마존의 ‘킨들’이란 제품이 크게 히트하면서 소니 삼성전자 LG전자는 물론 코닥과 미국 최대의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스도 뛰어들었다. 신문사들도 마벨테크놀로지와 함께 e북 리더를 선보였다.
‘태블릿PC’도 눈길을 끌었다. 애플이 이달 말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온 태블릿PC를 공개할 예정인데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CES 키노트에서 HP의 태블릿PC를 들고 나와 소개했다. 애플의 제품이 화제를 모으기에 앞서 시장을 선점해 두고자 하는 경쟁사의 의도로도 해석된다.
○ 진짜 주인공은 ‘연결’
하지만 혁신적인 신제품들보다 눈길을 끌었던 건 이 모든 기술을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연결’ 기능이었다. LG전자는 ‘브로드밴드 TV’라는 개념을 들고 나와 TV와 각종 전자제품을 연결하는 기능을 강조했고, 시스코와 모토로라 등은 ‘홈플러그’라는 전력망 통신기술협회를 만들어 새로운 개념의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선보였다. 복잡한 통신망을 설치하는 대신 전원만 연결하면 전선이 통신케이블 역할을 해 가정 내의 모든 기기를 서로 연결하는 설비였다.
마벨테크놀로지는 ‘플러그컴퓨터’라는 새로운 컴퓨터를 소개했다. 담뱃갑 세 개 정도를 겹친 크기의 아주 작은 상자를 콘센트에 꽂으면 컴퓨터로 쓸 수 있는 기계다. 이 컴퓨터는 키보드나 모니터가 없고, 그 대신 식구들이 갖고 있는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 TV 등에 저장된 콘텐츠를 연결해 어떤 기기로든 다른 기기에 담긴 콘텐츠를 보고 듣고 수정할 수 있게 돕는 기능만 담당한다. 가정의 모든 전자제품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콘텐츠 허브’ 역할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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