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새해 新성장주 속에 가치투자의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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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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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정도 묻어두면 두세 배 이상 오를 만한 주식이 없을까?” 은퇴를 앞둔 한 선배가 노후 재테크를 고민하다 이런 질문을 던졌다. 예금통장만 쥐고 있자니 금리가 너무 낮고 주식형펀드만 믿자니 증시 전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을 편히 잘 수가 없다고 얘기했다.

이 선배는 가치투자 전도사들이 늘 주장하는 대로 현재 가격보다 가치가 높은 주식을 사서 주가가 적정가치에 도달하면 이익을 실현하는 정석투자를 하고 싶어 한 것이다. 필자는 선배에게 가치투자는 참으로 훌륭한 생각이며 기관투자가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어쩌면 개인투자자의 특권인 동시에 이미 현명한 투자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큰돈을 벌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가치투자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치투자로 좋은 성과를 내려면 몇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 남다른 인내심과 자기절제 능력, 공포감이 만연할 때 싸다고 믿는 주식을 과감히 살 수 있는 소신과 용기가 바로 그것이다. 더불어 실전에서는 긴 호흡으로 좋은 주식을 찾는 안목이 가장 필요하다. 집중력 없이 아무데나 총을 쏘는 것이 아니라 정밀하게 조준사격을 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지금 투자해 적어도 2∼3년간 자신 있게 묻어 둘 주식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모든 주식이 무차별적으로 폭락하는 행운을 맞지 않는 한 저평가된 우량주를 파격 세일가격으로 사는 일이 흔치 않다. 감나무 밑에 앉아 감(좋은 주식)이 떨어지기만을 마냥 고대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현실성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성장성이 있지만 아직 불확실하고 그 내용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을 주목하는 것이다. 즉 많은 사람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모를 정도로 회사가 변신하고 있거나 사업 내용이 바뀌는 종목을 골라 연구하는 것이다. 특히 새해에는 이런 종목들이 다양한 업종에서 많이 뜰 것으로 보인다. 경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이로 인해 기업별 성장 격차가 더 벌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각 그룹이 역점을 두는 신성장 사업이나 정부가 정책적으로 강력히 지원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세계 시장에서 경쟁기업을 제치고 1등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기업, 특히 소비가 급증하는 신흥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큰 기업 등을 골라 투자하는 게 좋다. 이제 각 기업의 변화를 간파해 그 성공 가능성과 진가를 평가하는 게 급선무다. 남들보다 앞서 ‘2010년형 신(新)성장주’를 탐색한다면 그것이 가치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새해에는 성장성을 제외하곤 가격에 비해 싼 주식을 찾는 일이 더욱 힘든 투자 환경이 예상된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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