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이트-진로그룹은 각종 악재로 더는 추락할 곳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나 1등의 힘은 큽니다. 국내 주류업계 1등의 힘으로 내년에는 ‘하이트’와 ‘맥스’ 맥주 브랜드 성격을 명확하게 정비하겠습니다. 해외 수출을 위한 고급 전통주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10일 만난 이장규 하이트-진로그룹 부회장(58·사진)은 냉철한 기업인의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1976∼2007년 31년간 언론사 생활을 한 그가 2007년 8월 이 그룹 부회장으로 옮길 때만 해도 그를 단순한 조언자로 생각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9일 이 그룹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의 부회장 겸 그룹 경영기획본부장으로 ‘화려하게’ 선임됐다.
이 부회장은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이 그룹 변화의 속도가 너무 늦다고 판단해 이번 인사를 한 것 같다”며 “(내) 전문지식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상식선에서 계속 그룹 경영에 시비를 걸었더니 ‘전문가적 함정’에 빠져 있던 조직이 조금씩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맛은 계속 변하는데도 생산파트에서는 “부회장님이 잘 모르셔서 그런다. 한국인들은 미국 맥주처럼 싱거운 맥주를 좋아한다”며 변화를 꺼렸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브랜드관리위원회를 발족해 현재 모호한 ‘하이트’와 ‘맥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한편 다양한 맥주 맛 개발에 나섰다. 또 한국인과 일본인이 주로 마시는 소주를 중국 인구의 1%만 마셔도 소주 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국화 향을 넣은 중국 수출용 소주도 개발해 내년부터 판다.
하이트-진로그룹은 10월 재상장하며 희망 공모가보다 낮은 공모가로 2700억 원 정도의 재무적 부담을 떠안았다. 지난달엔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000억 원대의 과징금도 통보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기업 경영에서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데 중요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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