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up KOREA]한국의 맛이 세계의 맛… 식음료 유통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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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기술+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제품 시대 활짝▼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야쿠르트는 간 건강까지 생각한 새 제품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를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1969년 ‘건강사회건설’을 창업이념으로 하는 발효유 전문 업체로 시작했다.

누구나 한 번쯤 마셔봤을 법한 작은 크기의 ‘야쿠르트’로 출발해 ‘메치니코프’,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 등 히트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발효유 시장의 기능성 제품 시대를 열었다. 또 1983년에는 라면시장에, 1995년에는 음료시장에 진출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한국야쿠르트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 원년으로 삼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메디컬그룹 나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팔도 도시락’을 앞세워 진출한 러시아에서도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은 유산균 발효유가 장에만 좋다는 상식을 뛰어넘어 위 건강에도 효능을 보이면서 ‘대박’ 상품이 됐다. 한국야쿠르트는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신화에 이어 올해 선보인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에도 제2의 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는 알코올로 손상되기 쉬운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헛개나무의 효능과 한국야쿠르트의 유산균 기술을 접목해 만든 건강기능식품이다.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발효유 시장에서 한국야쿠르트는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성 영역에 주목했고, 그 재료로 헛개나무를 선택해 유산균과 접목한 것이다. 이 제품에 함유된 ‘헛개나무 열매추출분말’은 식품의약품안정청으로부터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 보호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는 출시 2개월 만에 일평균 30만 개, 월 15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40년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 임직원 모두가 회원으로 참여한 ‘사랑의 손길펴기회’는 매월 급여의 1%를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과학꿈나무 육성을 위한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도 한국야쿠르트가 주최하고 있으며 ‘전국어린이건강글짓기대회’를 32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고 있다. 세계의 유산균 관련 학술세미나인 ‘국제학술심포지엄’도 한국야쿠르트가 개최해 오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辛’ 브랜드 글로벌화… “한국의 매운 맛 세계에 알리겠다”▼

농심이 매운 맛 ‘신(辛)’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추진한다. 2015년까지 매출 4조 원을 달성하고 그중 1조 원을 해외사업으로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중국, 미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 구축한 해외 생산거점을 현재 4곳에서 9곳으로 늘려 해외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매운 맛을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뜻이다.

농심은 현재 70여 개국에 라면과 스낵 등을 수출하고 있다. 올 3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5% 높은 수출 실적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주력 거점은 중국이다. 중국은 시장규모 4조5000억 원으로 세계 라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라면 소비대국이다. 이곳에서의 시장 선점을 위해 농심은 1996년 9월 상하이를 시작으로 1998년 7월 칭다오, 2000년 11월 선양에 차례로 공장을 세웠다.

농심은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29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보다 10% 이상 성장했다. 원료비가 상승하자 경쟁사들은 품질이 낮은 중저가 제품을 주로 출시했지만, 농심은 ‘우리의 맛을 그대로 중국에 심는다’는 철학으로 높은 가격의 제품을 내놓았다. 이런 전략이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식품 안전 의식과 맞물렸다. 중국 소비자들이 농심 제품을 고품질의 프리미엄급으로 인식하면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여세를 몰아 농심은 중국 시장만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11월 베이징에서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열리는데, 이 역시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바둑을 활용해 신라면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지난해보다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2004년에는 일본의 공중파 방송 채널 도쿄TV에서 농심 신라면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선정해 방송하기도 했다. 미주 시장에서도 두 자릿 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970년대 미국 진출 초기에는 주요 타깃이 교포였지만, 현재는 아시아계, 중남미계 등에까지 확대됐다.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에서도 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매운 맛을 좋아하는 히스패닉 소비층을 대상으로 각종 이벤트도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농심은 또 동남아 및 유럽시장의 거점 확보를 위해 베트남과 러시아에 현지 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박준 농심 국제사업총괄은 “좋은 원료를 사용해 정성껏 만든 식품은 세계 어디에서나 통한다”며 “한국의 우수한 식문화와 한국의 맛을 세계에 전파해 국내를 넘는 글로벌 농심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매년 소비자 취향진단… 4년마다 맛-향 업그레이드▼

동서식품은 국내 인스턴트커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회사다. 아라비카 원두를 이용한 인스턴트커피, 칼로리를 절반으로 줄인 커피믹스, 병에 담은 스타벅스커피 등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여 국내 인스턴트커피 1위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기준 인스턴트커피 시장 점유율은 약 75%에 이른다.

대표 제품인 ‘맥심’은 1980년 출시 이후 시장 점유율 1위와 브랜드 파워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원래 맛만 고수하지 않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꾸준히 변신해 온 것이 비결이다. 동서식품 측은 “매년 100건 이상 시장조사를 실시해 소비자 취향을 진단한다”며 “맥심 제품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4년마다 맛과 향, 패키지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한다”고 소개했다.

‘맥심 웰빙 폴리페놀 커피’와 ‘맥심 아라비카 100’은 블랙커피를 즐기는 소비자 증가 추세와 커피 맛의 고급화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다. ‘맥심 웰빙 1/2칼로리 커피믹스’는 다이어트 때문에 칼로리에 신경 쓰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믹스다.

2005년에는 스타벅스커피와 제휴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병 커피를 출시한 것이 히트쳤다. 이후 음료업계와 커피전문점의 협력이 유행처럼 번졌다, 탐앤탐스커피와 광동제약, 할리스커피와 웅진식품, 엔제리너스커피와 롯데칠성음료 등이 모두 커피시장에 뛰어들어 다양한 RTD(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 제품을 선보였다.

동서식품이 스타벅스와 함께 개발한 ‘스타벅스 프라푸치노 민트모카’는 국내뿐 아니라 홍콩에도 수출돼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스타벅스 측은 “우리 비즈니스 역사상 현지 파트너와 손잡고 해외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밝혔다.

동서식품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일뿐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1989년 여성들의 문학 활동 참여와 표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서커피문학상은 2년마다 개최되며 대한민국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시·수필·소설·아동문학(동화, 동시) 4개 부문에서 작품을 공모한다. 대회 때마다 평균 1만7000여 편의 응모작이 접수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1999년부터는 바둑대회인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을 개최해왔다. 그동안 최규병, 유창혁, 장주주, 루이나이웨이, 이세돌, 박영훈 등의 우승자를 배출했다.

동서식품은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부터 새로운 문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동서식품 40주년 기념 음악회’를 가졌고 올해는 지난달 20일 부산 문화회관에서 클래식 행사도 열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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