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3500억 출연… 동부메탈 지분 절반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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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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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구조조정, 오너 사재출연 이례적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이 사재(私財) 3500억 원을 들여 동부메탈의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 대기업 오너가 구조조정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는 것은 드문 일로 앞으로 진행될 다른 대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그룹은 19일 동부메탈을 매각하는 대신 김 회장이 동부메탈의 지분 50%를 인수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지분 50%는 적절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 회장이 동부메탈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2월 합금철 사업부를 분할해 동부메탈을 설립했으며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동부그룹은 당초 동부메탈을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가격조건이 안 맞아 지난달 협상이 중단됐다. 동부그룹과 산업은행은 동부메탈 가치를 놓고 각각 7000억 원과 4000억 원으로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하이텍은 2004년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에서 1조2000억 원의 신디케이트론을 받은 뒤 2007년 만기를 2012년으로 한 차례 연장했으나 높은 이자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3476억 원이었고, 281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의 동부메탈 지분 인수와 함께 동부하이텍의 농업 부문과 유화 부문, 부동산을 매각해 총 1조5000억 원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현재 1조9000억 원에 이르는 동부하이텍의 부채는 4000억 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동부하이텍의 주가는 재무구조 개선 전망에 힘입어 전일 대비 14.98% 급등한 7830원에 장을 마쳤다. 동부정밀(6.23%) 동부CNI(4.38%) 동부화재(3.02%) 등 다른 계열사도 대부분 주가가 올랐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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