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도요타 국내 시판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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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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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시장 판도에 쓰나미? 잔물결?

전세계 1200만대 팔린 캠리 등 4개 차종 오늘 서울서 선보여

“쏘나타 등 국산차 위협할 것”… “성능-품질 별로 다른 점 없어”
전문가-업계 전망 엇갈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가 한국에 온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일본 도요타 브랜드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이런 표현을 쓰면서 경계심을 드러냈다.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로 한국시장 탐색전을 벌여온 도요타가 이번에 캠리, 프리우스 등 대중적인 차를 내놓고 본격 진출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등 국내 중형차 품질이 크게 개선돼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세계적으로 성능이 입증된 베스트셀러카인 만큼 만만치 않으리라는 의견이 맞선다.

○ ‘세계 1위’ 후광과 검증된 품질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열고 ‘도요타’ 브랜드를 처음 국내에 소개한다. 이번에 선보일 모델은 베스트셀러 ‘캠리’와 캠리의 하이브리드 버전인 ‘캠리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명사 ‘프리우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AV4’ 등 4개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는 2001년 한국토요타자동차와 함께 이미 한국에 들어와 10여 종의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대중지향적인 양산 브랜드 도요타의 국내 진출은 수입차 시장은 물론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1위’라는 후광과 오랜 기간 인정받은 품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등이 경쟁력이다. 지난해 도요타의 세계 판매량은 렉서스 등을 포함해 890여만 대이며, 이 중 도요타 브랜드로 팔린 차량은 600만 대가량이다.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다.

이번에 국내 시장에 나오는 도요타 자동차들은 3000만 원대 후반∼4000만 원대 초반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급의 다른 수입차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 특히 중형 세단인 캠리가 거둘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2년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개발된 캠리는 세계적으로 1200만 대 이상 팔렸으며, 미국에서 12차례나 베스트셀링 카로 뽑혔다. 수입차 중에서는 혼다의 ‘어코드’, 국산 자동차 중에서는 신형 쏘나타가 경쟁 모델이다.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는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차량의 강력한 경쟁자다. 프리우스의 공식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29.2km로 한국에 나온 차량 중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L당 17.8km, 경차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자동변속기 기준)는 L당 17.0km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캠리는 오랜 기간 품질과 내구성, 신뢰성이 검증된 모델로 신형 쏘나타와 비교해 가격 차가 크지 않은 만큼 내수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국내 시장에 태풍? 미풍?

도요타도 한국 시장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문을 여는 도요타 강남점은 대지 면적 4156m², 연면적은 9267m²로 국내 수입차 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땅값만 최소한 5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20일 신차발표회에는 후노 유키토시(布野幸利) 도요타 본사 부사장이 방한해 장기 비전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도요타 전시장을 렉서스 전시장과 분리해 운영키로 하고 우선 서울 강남·서초·용산점, 경기 성남시 분당점, 부산점 등 매장 5곳을 개설하기로 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도요타의 진출과 관련해 “당장은 ‘도요타 돌풍’이 불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도요타는 그동안 외국에 진출할 때 중장기적인 포석 아래 ‘차분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토요타자동차 측도 도요타 브랜드의 내부 판매목표를 높지 않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 소비자들은 수입차의 경우 럭셔리한 분위기와 디자인을 기대하는데 캠리 등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데다 성능이나 차량 성격이 국산 차와 큰 차이가 없어 시장 반응이 뜨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의 경우 판매망과 정비 등 기술 외적인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에 도요타가 현대차 수요를 뺏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성능에서는 도요타에 밀리지 않는다”며 “수입차 브랜드가 하나 늘어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현대·기아차 측은 내년 초 캠리와 신형 쏘나타의 비교 시승회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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