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애널리스트보다 내부자를 따라가라

  • 입력 2009년 9월 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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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하락해 오랫동안 바닥에 있던 주식을 내부자(Insider·대주주, 경영자)가 갑자기 매수하기 시작한다면 그 주식은 사야 한다. 외부자가 모르는 호재를 조만간 발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부자는 그 회사의 내부 정보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회사가 호재를 공표하기 전에 미리 주식을 사는 것이다. 이처럼 내부자의 자사주 매수는 외부 투자자에게 가장 확실한 저가 매수 신호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있을 때보다는 많이 달아올랐을 때 사고 싶어진다.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하면 이제는 주가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돼 급히 사고 싶은 심리가 발동한다. 이러한 투자심리 때문에 매번 추격매수를 하게 되고 대부분 손실을 입는다.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내부자의 거래 내용은 중요한 매매신호가 될 수 있다. 만약 내부자가 고점에서 사고 있다면 외부 투자자에게는 분명한 매수 신호이다. 자기들의 사업에 확신이 있기 때문에 고점 매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은 속임수로 소량의 주식을 매수해 투자자를 속이기도 한다. 회사가 영업을 실제보다 더 잘하는 것으로 포장하기 위해서다. 속임수인지 아닌지는 그들이 매수하는 주식의 규모로 판단하면 된다.

반대로 만약 내부자가 고점에서 판다면 그것은 매도 신호로 알아차려야 한다. 자기들의 사업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주식을 파는 것이다. 기업의 주가가 기업의 실질내용보다 과대평가돼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해 주는 것이다. 최근에 신종 인플루엔자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한 모 제약사 주식은 신종 플루가 확산되자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해 최근에 발간된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의 목표주가를 훌쩍 넘어버렸다. 그러자 불과 일주일 만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리포트가 쏟아져 나왔다. ‘제약산업의 역사를 다시 쓰는 ○○사’ ‘무한성장 백신업계 강자 ○○사’ ‘대한민국 수호천사 ○○사’ 등의 화려한 제목으로 리포트를 포장하며 목표가격을 올렸다. 그런데 이러한 리포트가 쏟아져 나오자마자 이 회사의 대주주가 주식을 팔았고 대표이사, 전무, 상무도 팔았다. 그리고 이 회사에 투자하는 관계회사도 주식을 일부 팔아 치웠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는 다 믿으면 안 된다. 주가가 오르고 난 다음에 목표가격을 올리는 리포트를 보고 따라 사면 안 된다. 주가가 목표가격에 도달했으니 매도해야 한다는 리포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주가가 목표가격에 도달하면 여지없이 목표가격을 올린다. 애널리스트가 목표주가를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회사의 수익 예상치를 더 올리면 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에서 평가하듯이 그렇게 좋은 주식을 왜 그들(내부자)은 팔까? 만약 당신이 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내부자가 팔 때 당신도 따라 팔아야 한다.

박춘호 주식투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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