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미용실 체인을 인수한 까닭은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그린손보 ‘블루클럽’ 사들여 500개 매장 보험영업에 활용

보험회사가 남성 미용실 프랜차이즈를 사실상 인수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보험회사가 업무제휴를 맺고 타 업종 영업점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직접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린손해보험은 지분 51%를 보유한 그린부산창업투자사가 남성 전문 미용실 프랜차이즈인 ‘블루클럽’을 인수했다고 6일 밝혔다. 그린부산창업투자사는 그린손보와 부산시가 함께 출범시킨 창투사. 현행법상 보험사는 보험관련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자회사를 둘 수 없지만 그린손보는 최대주주인 창투사를 통해 사실상 블루클럽을 인수한 것이다.

그린손보는 이번 인수로 500개에 달하는 블루클럽 매장을 보험상품 판매지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각 매장 점장에게 보험 상품 교육을 해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상품 소개와 판매를 하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2010년까지 블루클럽의 매장 수를 1000개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특히 그린손보는 블루클럽의 회원정보를 보험상품 마케팅에 활용하는 데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블루클럽의 월평균 고객 수는 약 70만 명으로 그린손보의 전체 고객 수와 맞먹는 수준. 회사 간 회원정보 공유는 불법이지만 회원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다.

이번 인수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일부에선 블루클럽이 저가형 남성 전용 미용체인이기 때문에 보험상품 판매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높은 손해보험사의 특성상 남성을 공략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특히 화재보험 등 일반보험은 기업이나 자영업자가 가입하는 사례가 많아 블루클럽의 젊은 남성고객을 통해 미래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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