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올레(olleh) 광고 은근슬쩍 성(性)차별?

  • 입력 2009년 8월 2일 17시 03분


KT 올레 광고 백만장자편(위)과 금도끼편(아래).
KT 올레 광고 백만장자편(위)과 금도끼편(아래).
#장면1 : 한 늘씬한 미녀가 젊고 잘생긴 남성에게 뚜벅뚜벅 걸어간다. 그 남자의 뒤에는 최고급 리무진이 버티고 서 있다. 그 남자를 차지한 여성은 '와우~(Wow)'하고 감탄사를 내 뱉는다.

#장면2 : 같은 여성이 이번엔 할아버지에게 접근한다. 그 남자의 뒤에도 역시 최고급 리무진이 서 있다. 그 할아버지와 입맞춤한 여성은 '올래~(Olleh)'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KT의 '올레'(Olleh)시리즈 광고 중 '백만장자'편이다. 재미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온라인에서는 이 광고를 둘러싼 논란도 한창이다.

KT의 합병 이후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으로 내건 '올레'(Olleh) 시리즈 광고가 장안의 화제다. 여름캠프 편, 금도끼 편, 백만장자 편, 자장면 배달 편 등 8편의 텔레비전 광고는 일관되게 시청자의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반전이 일어나면서 신선한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신작 올레 광고에는 무궁화 위성이나 광통신선 등 KT홍보 코드까지 선보여 광고업계에서는 "신선한 유머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적절하게 홍보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이 나나온다.

그러나 호평 속에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된다. 일부 누리꾼들은 광고에 다분히 성(性) 차별적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백만장자 편이 논란이다. 섹시한 미녀가 젊은 부호를 만나선 '와우'라고 외치고 곧 할아버지 부호와의 만남에서 '올레'라고 외친 설정 자체가 마치 여성들이 남성의 재력(財力)만 보고 결혼한다는 인상을 풍긴다는 것.

누리꾼 'StudyBH'는 "흡사 할리우드 영화 '하트브레이커'에 나온 전문 '꽃뱀'인 셈인데, 재미있어 웃다가도 조금 씁쓸했다"며 "이런 설정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시청하는 TV광고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도끼 편에서도 산신령 대신 섹시한 미녀 선녀들이 등장해 각선미를 뽐내는 장면이나, 받아쓰기 편에 등장한 할머니는 노인대학에서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 최고의 감탄사를 불러온다는 설정도 논란이 됐다. "결과적으로 성차별적 설정"이라는 의견과 "단순한 재미를 너무 색안경을 끼고 본다"는 의견이 충돌 중이다.

그러나 적잖은 누리꾼들은 "시리즈 광고 중 여성이 주인공인 비율이 얼마 안 되는 데 그마저도 섹시한 옷을 입고 있거나 주부 아니면 이제 글을 배운 할머니가 전부이다"고 제작사 측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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