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한-EU FTA타결…벤츠 와인 가격 내린다는데 언제부터?

  • 입력 2009년 7월 15일 17시 00분


◆한-EU FTA 협상 타결

(박제균 앵커) 한국과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 즉 한-EU FTA가 타결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스웨덴에서 협상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한-EU FTA 협정이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 발효되면 한국 경제의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현수 앵커) 한-EU FTA는 국내 수출기업의 시장을 넓히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도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업종은 피해가 우려되기도 합니다. 경제부 장원재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장 기자, 그 동안 난항을 겪던 한국과 EU의 FTA 협상이 이번에 타결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장원재 기자) 먼저 가장 큰 쟁점이었던 관세 환급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관세 환급이란 한국 정부가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가공해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 수입관세를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한국과 EU는 이 제도를 유지하는 대신 5년 뒤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관세 환급 수준을 제한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또 유럽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과의 FTA에 부정적이었던 이탈리아와 폴란드 정상을 설득한 것도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박 앵커) 이번 타결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좀 요약해서 설명해 주시죠.

(장) 한 EU FTA는 인구 5억 명인 세계 최대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것입니다. 관세가 없어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유리한 위치에서 EU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 EU FTA가 발효되면 GDP, 즉 국내총생산이 장기적으로 24조 원, 약 3%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취업자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약 30만 명, 장기적으로 약 60만 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별로 보면 먼저 자동차 분야 관세가 없어지면서 국내 자동차기업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전자제품, 전자부품, 화학섬유업종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제조업 부문과 양돈업, 낙농업 등 농축산 분야에서는 적잖은 피해도 예상됩니다.

(김 앵커)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장) 한 EU FTA가 발효되면 관세가 없어지기 때문에 유럽지역에서 수입하는 상품의 가격이 내려가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유럽산 와인의 경우 FTA가 발효되는 즉시 15%의 관세가 사라집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약 22만 원인 프랑스산 와인 샤토 탈보 2005년산이 19만1000원 정도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동차의 경우 소형차는 5년, 중대형차는 3년 안에 관세가 사라지는데요, 벤츠 C200K는 4650만 원에서 4420만 원으로 내려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벨기에산 냉동삼겹살은 10년 안에 현재 25%인 관세가 사라집니다. 지금은 도매가격으로 kg 당 6000원인데 10년 후부터는 5000원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 거죠. 물론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은 수입업체가 관세철폐로 인한 가격인하 요인을 실제로 반영했을 때를 가정한 것입니다.

(박 앵커) 한미 FTA는 타결되고도 2년 넘게 발효가 안 되고 있습니다. 한 EU FTA는 언제쯤 발효될 것으로 보입니까?

(장) 한 EU FTA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발효될 것으로 보입니다. 법률검토를 마친 뒤 9월까지 가서명을 하고 내년 2월까지 정식서명과 비준을 거쳐 발효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입니다. 일부 반대 의견도 예상되지만 지금 상태라면 한 EU FTA가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FTA보다 빨리 발효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김 앵커) 한국은 EU 말고도 여러 국가들과 FTA 협상을 진행 중이죠?

(장) 예. 정부는 걸프협력회의, 캐나다, 멕시코, 일본, 호주 등과 FTA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는 2차 협상까지 마친 상태인데, 농업 같은 민감한 이슈가 없어 이르면 올해 안에도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박 앵커)네, 장 기자, 수고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