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모든 논쟁을 뒤로하고 투자가들이 너무 조급하게 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곧장 주가가 2,000 선을 회복해 본전을 찾길 바라는 마음에 단기간의 시장 움직임에 과도한 해석을 갖다 붙인다. 증시 조정만 해도 그렇다. 아무리 경기가 좋더라도 단기간에 주가가 40% 가까이 올랐으면 시장은 쉬기 마련이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흔히 말하는 되돌림 현상으로 상승폭의 20∼30%를 반납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처럼 시장이 숨을 고를 때는 약간의 돌발 변수만 터져도 시장이 다시 쉽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경기회복의 강도 논쟁도 상당히 주관적이다. 절대적인 숫자만 본다면 0.1%나 1% 성장은 과거 4∼5% 성장에 비해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5.1% 성장과 견주어 보면 엄청난 회복력이다. 세계은행이 예상하고 있는 올해 ―2.9%의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를 염두에 둔다면 하반기에 2∼3% 플러스 성장을 한다 해도 강력한 복원력을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주가가 이를 선반영한 것인지는 시간이 말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설왕설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차라리 현재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몇 가지 지표의 변화다. 우선 금리다. 국고채 3년 금리는 지난해 12월 3.41%를 바닥으로 최근 4.3%대에 접근하고 있다.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이는 자금 수요가 예상보다 많다는 얘기다. 또 자금 수요가 많다는 것은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신호다. 다음은 원자재 가격이다. 원유는 2월 이후 70%나 올랐고 구리나 아연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30∼40% 상승했다. 달러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2005∼2006년 호경기 시절의 가격대를 회복했다. 이 또한 경기회복의 징조이기 때문에 증시는 언제라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절대적인 기준이 없을수록 상식적이고 간단한 지표가 때로는 더 효율적이다. 확신을 주는 데이터는 시장이 끝난 다음에 나온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