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장비 빌려줘 中企 부담 던다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1분


김득회 파이토코 사장이 전북 전주시 소재의 회사 사무실에서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식물성 소금 ‘파이토솔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파이토코
김득회 파이토코 사장이 전북 전주시 소재의 회사 사무실에서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식물성 소금 ‘파이토솔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파이토코
교과부 운영 ‘국가지식정보서비스’ 호응
2만명 가입… 장비 필요한 기업에 ‘단비’

전북 전주시 바이오벤처기업인 파이토코의 김득회 사장은 2년 전 ‘식물성 소금’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추출하듯 짠맛이 나는 해초인 퉁퉁마디에서 소금을 빼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식물성 소금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유기 미네랄이기 때문에 바닷물이나 암염(巖鹽)을 원료로 한 일반 소금과 달리 고혈압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하지만 아이디어만 앞섰지 자본은 턱없이 부족했다. 개발 장비를 갖추는 데에는 10억 원이 필요했다. 김 사장은 투자자 등을 백방으로 찾던 중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연구개발(R&D) 포털인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를 활용하면 정부나 공공기관의 연구 장비를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김 사장은 전북대와 전북생활산업진흥원, 서울산업대 등에서 장비를 빌려 개발에 들어갔고, 결국 식물성 소금을 개발할 수 있었다.

특히 전북대병원 기능성 임상시험센터에서 ‘식물성 소금은 고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도 이끌어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지난해에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2008 농림식품 과학기술 대상’을 탔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 최근에는 식물성 소금 대량생산이 정부 과제로 선정되면서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연구를 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NTIS가 연구 장비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NTIS는 기업 및 연구소에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의 연구 개발 장비를 연계해주는 이른바 ‘지식 포털’. 이용자들은 국가 R&D 사업에 쓰였던 고가의 연구 장비를 손쉽게 빌릴 수 있는 셈이다. NTIS에 등록된 장비 및 기자재는 7만539건. 금액으로 환산하면 5조8840억 원에 이른다. 이곳에 가입한 회원은 2만 명이 넘고, 회원 1인당 페이지뷰도 평균 173회로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교과부는 기자재 공동 활용으로 R&D 중복투자를 막아 연간 비용절감 효과가 연 764억 원(올해 기준)이라고 추산했다. 사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삼성코닝정밀유리에서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필터를 개발하는 김태원 연구원은 “개발 과정에 필요한 기기가 주변에 없어서 백방으로 수소문하다가 NTIS를 통해 KAIST의 관련 장비를 빌려 매우 편리했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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