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위험 9개 그룹 자산매각 본격화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3분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은 9개 주채무계열(대기업그룹)의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이 6월부터 본격화된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45개 주채무계열 중 부실 우려가 큰 9개 그룹과 채권단은 대부분 이날까지 재무개선약정을 맺었다. 일부 그룹은 채권단과 의견 조율이 안 돼 6월 초까지 재무개선약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확정된 9개 그룹은 최근 1, 2년간 기업 인수 등 외형 늘리기에 치중한 결과 부채비율(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 급증했다. 약정 체결 대상 중 5, 6개 그룹이 자구책으로 계열사 매각을 채권단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A그룹은 핵심 계열사 매각을 요구받고 있다. A그룹은 건설회사를 인수하면서 끌어들인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풋백옵션(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매각자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에 발목이 잡혀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풋백옵션 문제는 원칙대로 할 것”이라며 “이 그룹은 핵심 계열사를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사업을 확장하다가 빚이 늘어난 B그룹은 알짜 계열사 매각을, 유통회사와 금융회사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된 C그룹은 계열사 지분과 공장 용지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부채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채권단은 부실 우려 그룹들이 내놓는 계열사를 사모펀드(PEF)를 통해 인수하고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 해당 그룹이 되살 수 있는 권리를 줄 방침이다. 또 정부는 6월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설치되는 구조조정기금으로 금융회사가 보유한 부실채권과 함께 부실 우려 기업의 자산을 인수할 예정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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