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불안 韓日 서비스업 키워야”

  • 입력 2009년 5월 14일 02시 57분


일본생산성본부 이사장 다니구치 씨 위기극복 강연
“1분기 수출 무너지자 日경제 완전히 무너져”

“올 1분기(1∼3월) 일본 경제는 수출 급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 수출 변동에 따른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서비스업 비중을 늘려야 이런 급작스러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다니구치 쓰네아키(谷口恒明·사진) 일본생산성본부 이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의 과제’란 강연에서 “최근 일본은 세계적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해 100여 명의 국내 중소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열린 이날 역량강화 강연에서 다니구치 이사장은 “현재 일본은 수출이 급감하며 고용 불안이 오고, 이로 인해 설비투자와 개인소비까지 위축되는 다(多)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를 회복하는 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의 올 초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50%나 떨어졌다”며 “이런 부진은 구미뿐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 초 일본 내 실업률은 4.5%에 가깝게 치솟았다”며 “전체 근로자의 36%를 차지하는 비정규직이 ‘1차 정리 대상’으로 떠오를 경우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니구치 이사장은 일본의 노사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3월부터 전 사원이 휴업일을 갖도록 하고 기본급을 최대 20% 삭감하는 대신 부업을 허용했는가 하면 ‘마쓰다’는 퇴임 후 재고용된 인력들에 대해서만 1일 근로시간을 단축했다는 것.

이는 단순히 1인당 근로시간을 줄이는 개념을 넘어 근로 방식 자체를 재검토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 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니구치 이사장은 “일본 제조업 전반에 걸쳐 이른바 ‘다양형 취업’을 통한 고용창출이 시도되고 있다”며 “이는 노사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생산성 운동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수출 기반의 제조업이 아니라 내수 기반의 서비스업 비중을 높여야 글로벌 경기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과 산업구조가 비슷한 한국 역시 서비스업 강화를 통해 리스크 분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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