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할인행사에도 매장 차분

  • 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 쇠고기 협상 타결 1년… ‘에이미트’ 직영점 가보니

도매 月평균 10%씩 증가

소매 판매는 아직은 정체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2008년 4월 18일)된 지 1년이 되는 17일 낮 12시 반. 대표적인 미국산 쇠고기 판매업체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 ‘에이미트’ 직영 정육점을 찾았다. 정육점 입구에는 ‘초이스급 LA갈비 100g당 1600원→900원 할인행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했던 작년 7월 도매상인들이 줄을 서서 구입하던 모습과는 달리 다소 한가했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여서 겉보기엔 수입 초기만큼 판매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박창규 에이미트 사장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량이 한 달에 평균 10% 정도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 정육점 등에 납품하는 도매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이 좋아졌다는 것. 판매량도 작년 8월에는 100t 정도였지만 지난달에는 약 250t으로 늘었다.

미국 현지에서 쇠고기 값이 작년 8월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환율 인상분을 상쇄한 덕분에 수입업자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더 많은 수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5∼10월에 육류 소비량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각 수입업자들은 요즘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소매 판매는 정체됐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수입업자들은 보고 있다. 많이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무리하게 많은 양을 들여온 일부 수입업체는 비수기인 1∼3월을 넘기지 못해 약 20곳이 문을 닫았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부여한 ‘광우병통제국’이라는 등급은 광우병 소가 발견돼도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인 만큼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판매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반 소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구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가정의 식탁에 오르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신뢰성 확보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였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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