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봄’ 대학편입의 나무를 심어라

  • 입력 2009년 3월 30일 13시 48분


꽃샘추위가 물러나면서 이제야 봄이 찾아왔다. 신동엽 시인은 ‘봄의 소식’에서 수런거리는 개울소리와 울타리 밑 꽃씨의 기지개로 봄이 왔음을 알렸다.

흔히 3월을 봄이라고 하지만 사실 봄은 4월부터다. March는 ‘진군하다’는 뜻으로 로마신화에 나오는 군신(軍神) Mars에서 유래되었다. 즉 겨울에서 봄으로 거침없이 행진하는 계절이란 뜻이다. 반면 April은 3월이 달력의 시작이었던 로마시대에서 두 번째 달에 새로운 계절이 ‘열리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3월은 무엇보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선전한 한국야구대표팀이 어려운 살림살이로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주었다. 일본전에서 이치로 선수를 꼼짝 못하게 한 봉중근 선수를 안중근 의사에 빗대어 ‘의사 봉중근’으로 불러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던 ‘국민노예’ 정현욱 선수를 “내가 조선의 국노다”라며 명성황후 대사를 패러디해 큰 웃음을 주었다.

일각에서는 “스포츠만 이기면 뭐하냐 일본에게 경제력으로 다 지고 있는데”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편협한 사고의 다름이 아니다. 예외의 경우도 있지만 스포츠는 대부분 경제력의 발전에 비례해 실력이 향상됨을 알 수 있다. 아직 야구나 경제적인 부분에서 일본에 뒤처지기는 하지만 그럴수록 각 부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편입시험도 마찬가지다. 3월이 실패의 고통과 새로 시작해야하는 두려움으로 갈등하는 시기였다면, 4월은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자신의 길을 당당히 가야 한다. 삼월이 겨울과의 힘겨운 싸움을 이기고 사월에게 봄을 안겨준 것처럼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물며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스스로 편입학원에 찾아와 자신의 삶을 개척하겠다고 다짐한 사람임에랴.

4월 5일은 청명이자 한식이고 식목일이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거꾸로 꽂아놔도 산다’는 말처럼 4월은 생명이 용솟음치는 때다. 또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한식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로 일으킨 불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어 묵은 불을 끄고 새 불로 밥을 지을 때까지 찬밥을 먹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4월은 겨우내 움츠리고 있었던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나무를 심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뤼순감옥에서 서거한지 꼭 100년째 되는 날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결승전에서 좌절된 후 흘린 봉중근 선수의 눈물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2010년 대학편입시험에서 합격하기 위해서는 실패에서 성공의 밑거름을 찾아야 한다. 여기 2천 년 전 진시황제를 암살하려다 실패한 ‘형가’를 위해 지은 도연명의 노래를 같이 들어보자.

“군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느니, 검을 들고서 연나라 서울을 나서리라/.../내 떠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나, 후세에 그 이름 전해지리다/수레에 올라타서 한번도 뒤 돌아보지 않고, 지붕이 날리도록 진나라 황궁으로 짓쳐들어가니/.../천하의 진시황도 겁에 질려 쩔쩔 맨다/오호라, 애석타 무사여, 검술이 성기어 그 공을 끝내 이루지 못하였도다/그 사람 비록 죽었으나, 천년토록 비분강개한 마음 삭지 않을 것이다.”

- ‘형가를 노래하다’(詠荊軻) -

사형을 선고받고 항소를 하지 않았던 안중근 의사의 기개와 은메달을 목에 걸지 않았던 이용규 선수의 비분강개를 사는 동안 내내 잊지 말아야겠다.

강창용 ‘강창용대학편입’ 원장 (www.english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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