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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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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임원 보수와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삭감해 마련한 재원으로 대졸 신규 인력을 당초 계획(3000명)보다 1000명 늘어난 4000명 뽑기로 했다.
또 기능직 신규 인력 2000명도 올해 안에 채용할 방침이다.
LG그룹은 8일 이같이 밝히고 “대졸 신규 인력 1000명을 추가 채용하는 데 드는 재원은 임원의 기본급을 10∼30%,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5∼15% 깎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한 고위 임원은 “일부 기업은 인턴사원을 뽑으면서 기존 인력을 내보내고 있는데 그런 방식은 진정한 잡 셰어링(Job Sharing·일자리 나누기)이라고 볼 수 없지 않느냐”며 “LG는 전체 고용 수준을 유지하며 일자리를 나누는 합리적 방안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즉 올해 6000명이 신규 채용되면서 LG그룹의 전체 고용 규모(국내 기준)는 정년퇴직 같은 자연감소 예상 인력(약 2000명)을 감안해도 지난해 9만 명에서 올해 9만4000명으로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거나 (새 사람을) 안 뽑으면 안 된다”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LG 측은 “대졸 신입사원은 상반기(1∼6월)와 하반기(7∼12월) 2000명씩 뽑을 예정이고 상반기 채용 인력 중 500명은 인턴제를 거쳐 정규직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 측은 “인턴 500명은 실업상태인 기졸업자 중에서 대부분 뽑게 될 것”이라면서 “9일부터 계열사별로 채용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 채용 예정 인력인 6000명을 사업부문별로 나누면 △액정표시장치(LCD), 휴대전화, 발광다이오드(LED) 등 전자 부문 4000명 △전기자동차용 전지, 바이오의약품 등 화학 부문 800명 △정보기술(IT), 네트워크·시스템 운영 등 통신·서비스 부문 1200명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LG의 이번 대졸 채용 인력 4000명은 2007년(3000명)보다는 33.3%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해(5500명)보다는 27.3% 줄어든 것”이라며 “잡 셰어링도 경제위기에 따른 대기업의 채용 축소 추세를 되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