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붐’ 꺼지나… 10년만에 판매 줄어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빅3 백화점 매출 3∼5%↓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와인 붐’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해 온 국내 와인시장이 올해 경기 불황의 여파로 신장세가 꺾였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1월과 2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3대 백화점의 와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감소했다.

백화점 와인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0년 백화점에 별도의 와인 매장이 생긴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대형마트의 와인 매출 신장률도 1년 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전년 동기 대비 와인 매출 신장률은 1.1%로 작년(27%)에 비해 27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와인 수입업체인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레스토랑 쪽에 들어가는 와인 역시 10%가량 소비가 줄었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 와인바 밀집지역에는 문을 닫는 와인바가 속출하고 있다.

백화점 등 와인 유통사들은 예상치 못한 판매 감소로 와인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와인 매출은 2006년 이래 매년 45∼50% 늘어났기 때문에 올해도 이런 추세에 맞춰 와인을 들여왔다”며 “그러나 설 대목 때마저 와인 판매가 부진을 보이면서 올해는 전년보다 30%나 많은 재고가 쌓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와인 유통업체들은 ‘창고 대(大)방출’ 및 대대적 할인행사를 통해 와인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매년 4월에 해오던 ‘와인 창고 방출전’을 한 달 앞당겨 이달 6일부터 갖는다. 할인율은 30∼70% 수준.

와인나라도 4월 최대 80% 이상 싼값에 재고 와인을 판매할 예정이다.

와인 수입사 신동와인 관계자는 “앞으로는 경기에 민감한 중저가 와인 대신 고급 와인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향후 와인시장은 ‘아주 저렴한 와인’ 대 ‘비싼 최고급 와인’의 구도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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