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부양법안, 한국 무역수지 개선 청신호

  • 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8분


■ 한국엔 어떤 영향

‘바이 아메리칸’ 걸림돌

경제 전문가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경기부양책이 국내 산업과 금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미국 실물 경제에 효과가 나타나고, 뒤이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미치기까지 걸리는 시차(時差)를 ‘수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 수출과 금융시장엔 ‘파란불’

지식경제부 고위 당국자는 “올해 한국의 수출은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경기부양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한국의 주요 수출국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로 돈을 푼다는 것은 한국 수출에 청신호”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463억7700만 달러(약 64조9278억 원)로 전체 수출액의 11% 정도를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1∼6월)부터 내수 부진이 계속돼 왔고 지난해 9월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수출마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급속한 경기하락을 경험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내수가 이번 경기부양법안으로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한국 경제의 한쪽 축인 수출이 살아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고영선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효과는 무엇보다 한국 수출이 늘어난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무역수지가 개선되면 환율이 안정되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면서 대외 신인도도 높아져 결국 한국의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 아메리칸 등 ‘무역 빗장’ 때문에 ‘그림의 떡’?

그러나 한편으로 7870억 달러가 거액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의 세계적인 경제침체 상황을 완화할 정도로 ‘충분한’ 금액은 아니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미국산 자재만을 써야 한다는 ‘바이 아메리칸’ 조항이 이번 경기부양법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는 한국의 미국시장 진출을 제약할 뿐 아니라 전 세계 무역시장을 위축시킬 위험까지 안고 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며 세계교역량이 급감하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보완할 수 있는 한-유럽연합(EU), 한-호주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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