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폭등해도…” 수백억대 희소금속 빼곡

  • 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8분


12일 경기 이천시 광산물비축기지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 직원들이 지게차를 사용해 페로몰리브덴이 담긴 4개의 철통을 들어올려 나무 받침대를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4개의 철통에 담긴 페로몰리브덴의 무게는 약 1t, 시세는 5000만 원 정도다. 사진 제공 한국광물자원공사
12일 경기 이천시 광산물비축기지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 직원들이 지게차를 사용해 페로몰리브덴이 담긴 4개의 철통을 들어올려 나무 받침대를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4개의 철통에 담긴 페로몰리브덴의 무게는 약 1t, 시세는 5000만 원 정도다. 사진 제공 한국광물자원공사
■ 광물자원공사 이천 비축기지 르포

《12일 경기 이천시 대월면 한국광물자원공사 광산물비축기지. 2007년 건설 이후 외부인으로는 기자에게 처음으로 내부를 드러낸 기지는 경비원들이 교대로 24시간을 지키며 철저한 보안 속에 있었다. 이어 대형트럭이 창고 앞에 검은 철통 80여 개를 내려놓았다. 직원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각 철통의 무게를 쟀다. 철통 크기는 18.9L짜리 생수통보다 조금 컸지만 무게는 무려 250kg. 지게차는 철통 4개를 1개 받침대에 올려 창고로 날랐다. 창고 안에는 철통이 2개 높이로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6년새 가격 2~8배 급등… 2007년부터 31종 수입

250㎏짜리 철통 창고에 꽉차… 24시간 철저 보안

직원들이 불순물을 확인하기 위해 한 개 철통의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포대에 부었다. 은색 광택을 띠면서 붉은 빛깔이 감도는 낯선 광물이 쏟아졌다. 신기흠 광물자원공사 유통사업팀장은 “합금강을 만들 때 녹이 슬지 않게 해 주는 첨가물인 페로몰리브덴이다”라며 “희소금속 중 하나로 현재 시세로 t당 5000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 희소금속 저장고

희소금속(rare metal)이란 지각 내 함유량이 희귀하지만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크롬, 몰리브덴, 텅스텐, 티타늄, 니오븀, 셀레늄 등 31종의 광산물을 뜻한다. 전자, 철강, 화학 등 첨단산업에 폭넓게 사용된다. 희소금속 중 백금은 귀금속인 금보다 가격이 2배 정도로 비싸다. 팔라듐과 게르마늄은 은보다 비싼 국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2007년부터 1만4876m²의 대지에 연면적 4860m²의 비축 창고에서 희소금속을 사 모으고 있다. 국제 시세 폭등에 관계없이 희소금속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실제 2003년 이후 국제 광산물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희소금속 가격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긴 했지만 주요 희소금속의 지난해 연평균 가격은 2002년 대비 2∼8배 높다. 또 한국의 첨단산업이 발전하면서 희소금속 수입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7년 희소금속 31종의 수입액은 76억6000만 달러(약 10조7240억 원)로 2006년에 비해 42% 늘었다.

신 팀장은 “중국과 일본이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서 희소금속 확보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희소금속은 국제 거래기관이 없고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기 때문에 한국도 전략적인 관점에서 희소금속 비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광물의 전략적 관리

현재 희소금속 비축은 광물자원공사와 조달청이 나눠 실시하고 있다. 애초 광산물 비축은 조달청의 몫이었다. 하지만 광물자원에 대한 전문성이 중요시되면서 희소금속 비축만큼은 광물자원공사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광물자원공사는 크롬, 몰리브덴, 티타늄, 텅스텐, 니오븀, 안티모니, 셀레늄, 희토류 등 8개 희소금속을 비축하고 조달청은 니켈, 코발트, 망간, 인듐, 바나듐 등 5개 희소금속을 모으기로 최종 교통정리됐다.

광물자원공사는 2007년부터 곧바로 희소금속 비축에 들어가 그해 크롬, 몰리브덴, 티타늄, 텅스텐 등 4개 희소금속 3346t을 비축했다. 지난해에도 안티모니 등을 2590t 사 모았다.

신 팀장은 “2016년까지 8개 희소금속을 국내 소요량의 2개월분(약 7만6000t)만큼 비축하는 게 목표”라며 “향후 8개 광종뿐 아니라 태양열 발전기나 항공 우주 분야 개발에 중요한 리튬, 네오디뮴 등으로 비축 대상을 꾸준히 넓혀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천=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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